[조인직 기자의 식탐클럽]서울 서초구 '가니야'

◇얼음에 채운 게회 게요리의 백미

“입에 착 들러붙네, 향도 깊고. 아저씨 이거 자연산 맞아요?”

“밑반찬으로 나온 문어 멍게 해삼 전복하고 잡어회는 자연산이고 예, 게는 일본하고 북한에서 잡아 온 깁니더.”

투박한 경상도 사투리를 쓰는 주인아저씨가 솔직해서 좋다. 그렇게 싼 집도 아닌데 뭐든 더 달라면 화끈하게 더준다. 서울 서초구 양재동 윈드스톤호피스텔 빌딩에 있는 게요리 전문점 ‘가니야(02-3461-4558∼9)’.

삼호물산 동원산업 등 근처 포이동 샐러리맨들에게는 게요리 말고도 특유의 ‘멍게주(酒)’가 유명하다. 동해에서 갓 잡아올린 멍게의 윗부분을 잘라 속에 소주를 부어 놓은 것. 20분 정도 담가 둔 뒤 멍게껍질을 술잔 삼아 한잔 들이켜면 짭조름한 바다냄새가 코 끝에 스친다.

과일소스에 시원하게 버무린 홍게샐러드는 전채요리. 게살찜, 게수육은 통통하게 들러붙은 게살점 씹히는 맛이 압권이다. 백미는 게회. 게 껍데기를 벗겨 얼음에 담갔다 내면 생살의 끝부분이 꼬들꼬들하게 말려 ‘꽃이 폈다’고도 한다. 게 몸통에서 뺀 장에 찍어먹어야 제 맛이 산다.

말조개 등 갖가지 어패류와 대구, 거기다 녹두수제비 몇조각 띄운 맑은탕은 국물맛이 은은하게 몸에 퍼진다. 참기름 몇방울에 게장을 비벼먹는 ‘알밥’도 조금은 독특.

주방을 흘끔흘끔 보니 주방장이 열심히 노트북을 두드리는 모습도 보인다. 현재 70가지 게요리가 데이터베이스에 담겨 있다고 한다. 사람들의 입맛이 질리지 않도록 매주 조금씩 메뉴를 바꾸기 때문이다. 오피스타운에 있어 주말에는 비교적 한가해 가족외식용으로 적합하다. 점심메뉴는 1인분에 8000∼3만원, 저녁메뉴는 4만∼6만원. 30명이 들어가는 방도 있으며 주중 저녁시간에는 예약을 해야한다. 빌딩주차장을 이용하면 된다.

<조인직기자>cij199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