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난이 아니야. 특히 지하철에서 본의 아니게 옆 사람이랑 다정한 모습을 연출한다니까…. 어제도 지하철에서 잠이 들었다 깨어 보니까 웬 아저씨 어깨에 기대어 자고 있는 거야.”
친구 S씨가 걱정 말라는 듯 대꾸했다.
“그거야, 더워서 나른하니까 그런 거지. 요즘 그런 사람 많아. 나는 사무실에서 졸다가 앞으로 고꾸라져 데스크톱에 머리를 박았는 걸. ‘쿵’소리가 나 주위에서 킥킥대고 웃느라고 난리였어.”
“문제는 말이야, 문득문득 깰 때마다 옆 사람이 바뀌어 있다는 거지. 여고생이 보이기도 하고 아줌마가 보이기도 하고….”
“심했다. 잠 좀 깨지 그랬어.”
“그게 통제가 안 되더라니까. 근데 옆에서 갑자기 확 일어나기에 눈을 떠봤더니, 그 사람이 내 머리를 조심스럽게 다음에 앉을 사람한테 ‘건네’ 주는 거야.”
“뭐라고?”
“내가 하도 못 일어나니까 사람들이 ‘릴레이식’으로 어깨를 빌려준 거지. 참 눈물나게 고맙더군.”
<김현진기자>brigh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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