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자세상]얼마나 급했으면…

  • 입력 2001년 5월 30일 18시 20분


벤처거품이 한창일 때 주위 사람들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으며 서울벤처밸리의 한 정보통신업체에 입사한 김모씨(27). 엉겁결에 산 주식으로 짭짤한 수익을 얻기도 했다.

그러나 화려한 시절도 오래가진 못했다. 벤처거품이 꺼지고 코스닥시장이 곤두박질치면서 그의 주식은 연일 ‘하한가’를 갱신해 나갔다.

그는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최근 주식시장에 ‘비장의 카드’를 날렸다. 시중에 나도는 ‘어느 정보지’에서 눈이 번쩍 뜨이는 ‘고급 정보’를 발견하고는 그 즉시 관련기업의 주식을 대량 매수한 것. 그러나 ‘상한가’ 소식은 좀처럼 들려오지 않았다.

“도대체 어디에서 뭘 봤다는 거야?”

궁금해진 친구들이 물었다.

“벤처기업의 황제 이모씨 알지. 유명 아나운서와 결혼을 한다는 거야. 당연히 그 벤처기업의 주가가 오를 줄 알았지.”

“야! 그런다고 주가가 오르나? 도대체 무슨 정보지였어?”

“스포츠신문 말이야.”

친구들의 ‘동정’은 일순 ‘지탄’으로 바뀌었다.

<차지완기자>marudu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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