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판 글씨가 잘 안 보인다는 자녀를 데리고 안경점부터 찾는 부모들이 종종 있다. 그러나 자녀들의 눈 건강을 위한다면 이같은 행동은 금물.
학교의 시력 검사에서 안경을 쓰라는 진단을 받았더라도 안경을 맞추기 전 반드시 안과를 찾아가 ‘거짓 근시’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카메라의 렌즈에 해당하는 수정체는 가까운 곳을 볼 때는 두꺼워지고 먼 곳을 볼 때는 얇아진다. 이 때 수정체의 두께를 조절하는 역할을 하는 것은 ‘모양체근’이란 미세한 근육 조직. 거짓 근시는 모양체근에 이상이 생겼을 때 발생한다.
나쁜 자세로 장시간 책 또는 TV를 보거나 컴퓨터 게임에 열중할 경우 수정체가 두꺼워지고 모양체근이 수축한 상태로 굳어져 버린다. 이렇게 되면 먼 곳을 보기 위해 수정체를 얇게 하려고 해도 모양체근이 원래 상태로 돌아오지 않아 똑똑히 볼 수 없다.
거짓 근시로 판정이 났을 경우 의사의 처방에 따라 눈에 아트로핀 점안액을 넣는 등 약물 치료와 함께 충분한 휴식을 통해 정상 시력을 되찾을 수 있다.
이런 과정없이 섣불리 안경부터 쓰면 영영 안경을 벗을 수 없게 된다.
거짓 근시를 예방하려면 1시간에 5∼10분 정도는 먼 곳을 보거나 눈을 감고 쉬도록 한다. 이 때 눈동자를 시계 방향으로 돌려주는 안구 운동도 도움이 된다.
진짜 근시일때는 정확한 도수의 안경을 쓰되 25세까지는 갈수록 안경 도수가 높아지므로 6개월에 한번은 시력 검사를 받아야 한다.
전문가들은 “시신경의 발달이 마무리되는 5세부터 정기적인 시력 검사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한다.
<윤상호기자>ysh100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