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대학로 무대 '원빈효과'로 모처럼 매진 사태

  • 입력 2001년 6월 12일 18시 40분


최근 서울 동숭동 대학로의 공연장 주변이 모처럼 긴 줄서기로 눈길을 끌었다.

그 진원지는 연극 ‘품바’와 탤런트 원빈.

6일부터 동숭홀에서 공연중인 ‘품바’는 500석이 넘는 대극장 연극공연으로는 드믈게 만원사례를 기록했다. 공연 첫주에 두 번에 걸쳐 표가 매진되는 일이 일어난 것.

이번 공연은 작품 탄생 20주년 기념과 이 작품을 연출한 고 김시라를 추모하는 무대로 중장년층의 향수를 자극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기획사인 ‘날마다 좋은 날’측은 “중장년층이 전체 관객의 80%이상을 차지한다”며 “이전에 ‘품바’를 관람한 적이 있는 사람들이 가족 단위로 다시 공연장을 찾는 경우가 많다”고 귀띔했다.

‘품바’는 그동안 4500여회 공연돼 200만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1만∼3만원. 21일까지 화∼토 오후4시반 7시반, 일 오후3시 6시. 02-3674-0110

지난해 종영된 KBS 2TV 드라마 ‘가을 동화’로 신세대의 우상이 된 ‘원빈 바람’은 좀 엉뚱한 구석이 있다.

지난달 18일부터 연극 ‘다이닝 룸’이 공연되고 있는 바탕골 소극장에는 매주 일요일 저녁 10대 팬 30∼40명이 공연장을 찾는 ‘이변’이 연출됐다.

이 작품에 원빈이 출연한다는 소문 때문이었다. 하지만 정작 원빈은 객석에 앉아 있거나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다.

원빈없는 ‘원빈 바람’의 속사정은 이렇다. 이 연극의 일요일 저녁 공연에 고정 출연하는 개그우먼 조혜련이 라디오에 나와 “저 원빈씨랑 연극한다”고 한마디 한 게 도화선이 된 것.

기획사에 따르면 원빈은 이 작품에 출연중인 그의 ‘연기 사부’ 신용욱의 권유로 연극 연습에 참가했지만 아직 출연을 결심하지 못했다는 것. 어쨌든 이 작품은 짜임새있는 연출에 ‘원빈 효과’까지 겹쳐 보조석 포함 100석 안팎의 객석이 계속 매진됐다. 이 작품은 16일부터 동숭아트센터 소극장으로 장소를 옮겨 공연된다.

이럴 경우 두 작품은 같은 건물의 위, 아래에서 공연될 예정이어서 신세대에서 실버 세대까지 함께 줄을 서는 흥미로운 풍경이 예고된다. 7월29일까지 평일 오후7시반, 주말 오후4시반 7시반. 8000∼1만5000원. 02-762-0010

<김갑식기자>g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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