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례문 복원 공사의 대미를 장식하는 일은 현판을 제작해 거는 것. 이 현판의 글씨를 쓰는 영광은 과연 누가 차지할까.
현재로선 서예가 정도준씨가 글씨를 쓰고, 글씨를 목판에 새기는 서각(書刻)은 중요무형문화재 보유자 오옥진씨가 맡을 가능성이 높다. 정씨는 1999년 창덕궁 진선문(進善門) 복원 당시 현판을 쓴 적이 있다. 흥례문 현판 글씨를 쓰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현판 크기(가로 230㎝, 세로 83㎝)에 걸맞게 큰 글씨에 능하면서도 균형 잡힌 아름다움을 잘 보여주어야 한다는 점. 또한 경복궁 내의 다른 여러 현판의 글씨체와 어느 정도 통일감이 있어야 한다. 문화재청은 정씨가 예술성 높은 서예가인데다 현판 경험이 있어 적합한 인물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물론 최종 결정은 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승인을 받아야 한다.
현판은 주로 당대의 명필이 주로 쓴다. 최근의 경우를 보면, 1995년 서예가 김응현씨가 경복궁 강녕전(康寧殿)의 현판을, 한학자 임창순씨(1999년 작고)가 경복궁 건순각(健順閣)현판을 쓴 바 있다.
<이광표기자>kp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