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빰 빰 빠라빰∼.’
한낮의 더위가 한풀 꺾인 9일 오후 5시, 서울 송파구 오륜동 세륜초등학교 연습실. 쩌렁쩌렁한 관악기의 하모니가 울려 퍼지고 있었다.
실내는 아직 후텁지근했지만 30여명의 대학생 단원은 호흡을 맞추느라 여념이 없었다.
‘송파 취주 악단.’ 송파구에 살고 있는 대학생 등 50여명의 관악기 전공 대학생들이 모여 이 지역 주민들에게 ‘음악’을 선사하고 있는 모임이다.
이 모임은 지난해 12월 송파구 오륜동 선수촌아파트에 사는 유동휘씨(44·경희대 음대 강사)가 ‘지역 주민의 정서 함양을 위해 멋진 관악기 앙상블을 만들어 보자’는 취지에서 결성한 것. 올 4, 5월에는 오륜동 올림픽아파트 단지 내 상가 광장에서 주민들을 상대로 즉석 공연도 가졌다.
단원 대부분이 클래식 전공 학생들이지만 주민과 가까워지기 위해 ‘네 박자’ ‘사랑은 아무나 하나’ 등 대중 가요도 연주했다. 주민들의 호응은 점점 커지고 있다.
단원인 정인현씨(25·대진대 4년)는 “지난달 공연에는 어린아이부터 노인들까지 200여명의 주민이 참석했다”며 “마지막 곡인 ‘사랑으로’를 부를 때는 주민 모두가 합창을 하는 감동적인 장면이 연출됐다”고 말했다.
구청측은 이동무대, 조명, 음향, 홍보 등 여러 방면에서 이들을 지원하기로 약속했다.
서울올림픽 당시 외국 선수와 기자단들이 머물렀던 지역에서 출범했다는 의미로 ‘올림픽 윈드 앙상블’로 활동할 예정인 이들은 8월 제주도에서 열리는 국제관악제에도 참가할 예정이다.
<김현진기자>brigh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