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연구는 정신문화연구원 오만석(교육학), 도성달(윤리학), 한국외국어대 박찬구(윤리학), 춘천교육대 추병완(국민윤리학) 교수가 학술진흥재단의 지원을 받아 1997∼2000년에 걸쳐 진행했다. 이 조사에는 한국인 1107명, 일본인 845명, 미국인 679명 등 총 2631명이 참여했다.
▽윤리 의식〓“옳고 그름은 다수의 의견에 따라 결정하는 것이 좋다”는 문항에 대해 한국인 30.98%, 일본인 62.27%, 미국인 7.95%가 긍정했다. 미국인의 절대 다수는 도덕 판단에 사회적 의견이나 여론의 영향을 받지 않는 반면, 특히 한국인보다도 일본인은 도덕판단을 할 때 다른 사람들의 의견이나 여론을 크게 의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 윤리〓“순결은 인간의 도덕적 의무이다”라는 문항에 대해 긍정적 반응은 미국인 66.52%, 일본인 24.58%, 한국인 10.13% 순으로 나타났다.
“도색물을 즐기는 것은 인간으로서 자연스러운 것이다”라는 문항에 대해서도 한국인 40.67%, 일본인 38.75%, 미국인 8.06%의 순으로 긍정 답변을 했다.
이런 결과에 대해 연구자들은 “서구사회가 동양, 특히 극동지역의 사회에 비해 성적으로 개방적이라는 상식과는 달리 한국 일본 사회에서 성문화가 급격하게 변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사회 윤리〓집단 이기주의적 경향을 평가하기 위한 문항인 “사회에 피해가 되더라도 내 직장에 이익이 된다면 적극 협조한다”에 대해 일본인의 79.43%, 한국인의 71.97%, 미국인의 3.78%가 긍정적 대답을 했다.
또한 국가 이기주의적 경향을 평가하기 위한 문항인 “외국에 불이익을 주더라도 우리나라에 도움이 되는 정책을 지지한다”에 대해서도 일본인의 64.07%, 한국인의 27.82%, 미국인의 12.9%가 각각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이는 한국인과 일본인이 미국인에 비해 집단이기주의 및 국가이기주의적 성향이 훨씬 강하며, 그 중에서도 일본인이 가장 강함을 드러내 주는 것으로, 최근 일본의 국수주의적 우경화나 역사왜곡 문제 등이 이런 의식과 무관하지 않음을 시사한다.
▽조사결과 발표〓세계비교교육학회에서 6월말 발간하는 학술지 ‘비교교육연구’(11권1호)에 ‘한국 미국 일본의 윤리의식 비교연구’란 제목의 논문으로 게재된다. 7월2∼6일 한국교원대에서 열리는 ‘제11차 세계비교교육학 학술회의’에서도 발표될 예정이다.
<김형찬기자>kh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