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실 한 켠, 무령왕릉 내부를 재현해 놓은 공간. 바닥에서 50㎝ 높이에 두꺼운 판유리가 깔려있고 유리 밑에는 무령왕릉 출토 유물 복제품들이 놓여있다. 1400여년전 유물 위를 거닐면서 감상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25일 개막식 때 박물관을 찾은 전문가들은 이곳에서 잠시 발길을 멈추곤 했다. 그리고 “국립공주박물관 개관 이래 가장 돋보이는 전시” “국립 지방박물관 전시 중에서 손꼽을만한 특별전”이라고 입을 모았다.
7월22일까지 계속되는 특별전의 이름은 ‘백제 사마왕(斯麻王)-무령왕릉 발굴, 그 후 30년의 발자취’. 사마왕은 무령왕 생존 당시의 왕이름이다. 고분에서 발견된 묘지석을 통해 무덤의 주인공이 사마왕이라는 사실이 확인된 바 있다.
이 전시에는 무령왕릉 출토 유물 2900여점 중 가치가 높은 1000여점, 이들과 비교해볼 수 있는 관련 유물 300여점 등 총 1300여점이 선보인다.
무덤을 지키는 석수(石獸·돌로 된 짐승), 무덤 주인공을 밝혀준 묘지석, 금관 장식물, 금동신발, 베개, 청동거울 등. 이번 전시품들은 백제 특유의 은은한 화려함을 자랑한다. 금관장식물, 금제 뒤꽂이(머리를 묶어주는 비녀의 일종) 등은 현대의 미감을 뛰어넘을 정도로 세련된 디자인을 보여준다.
무덤 내부를 다양한 각도에서 보여주는 3차원 입체영상물, 1971년 발굴 모습을 담은 사진, 당시 이를 보도한 대한뉴스 영상물도 볼만하다.
이번 특별전과 함께 7월6, 7일에는 공주문예회관에서 무령왕릉 발굴 30주년 기념 국제학술대회가 열린다. 042-854-2205
<이광표기자>kp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