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그리스 로마神 서울서 만난다…伊진품 151점 전시

<인류의 문화예술과 상상력의 보고인 그리스 로마 신화. 신과 영웅들이 펼치는 그 무한한 세계를 서울에서 만난다.

동아일보사가 주최하고 전시기획사 지에프가 주관하는 ‘그리스 로마 신화전-제우스에서 헤라클레스까지’가 6일부터 9월30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미술관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회는 그리스 로마 신화라는 이름 아래 체계적으로 유물을 모아 기획한 흔치 않은 자리. 기원전 6세기부터 서기 4세기까지 그리스 로마에서 제작된 대리석상, 청동상, 프레스코화(회칠을 한 벽면에 수채화 물감으로 그리는 벽화), 그리스 항아리 등 신화에 등장하는 신과 영웅들의 삶을 담아낸 다양한 문화유산 151점이 전시된다. 이탈리아 나폴리 국립고고학박물관 소장품으로, 복제품 한 점 없이 모두 진품이다.

전시는 신화의 흐름에 맞추어 ‘천지창조’, ‘올림포스 12신’, ‘영웅과 괴물’ 등 3개의 소주제로 나뉘어 이뤄진다. 아버지 우라노스의 생식기를 자르고 세계의 지배권을 차지하는 크로노스(제우스의 아버지), 신들과 인간의 아버지인 제우스 등 올림포스 12신, 사랑의 신 에로스, 승리의 여신 니케, 인간계 최고의 영웅인 헤라클레스, 괴물 미노타우로스를 죽인 아테나이의 왕 테세우스 등 수많은 신과 영웅들의 2500여년전 모습이 생생하게 펼쳐진다.

전시품 중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그리스 항아리’(기원전 4세기·높이 57㎝). 항아리는 고대 그리스를 대표하는 문화유산. 당시 그리스인들은 이같은 항아리를 귀한 손님에서 선물했고 호머의 시를 인용하는 수업에 활용했다고 한다. 이번에 전시되는 그리스 항아리엔 헤라클레스, 아폴론, 아테나 등에 관한 내용을 한편의 이야기처럼 그림으로 표현해 그리스 로마신화를 체계적으로 전해준다. 묘사된 그림 역시 예술적 가치가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대리석 조각 ‘아프로디테와 에로스’ (서기 2세기·높이 185㎝)는 성숙하고 풍만한 아프로디테의 모습을 아름답고도 관능적으로 표현한 예술성 높은 걸작. 아프로디테 옆에 아들인 에로스가 비둘기를 품에 꼭 안고 있는 모습도 인상적이다.

대리석 조각 ‘휴식 중인 헤라클레스’(서기 2세기·높이 150㎝)는 고뇌에 빠진 헤라클레스의 얼굴을 강렬하고 생생하게 묘사한 점이 돋보인다.

이밖에 청동 조각 ‘헤르메스’(서기 1세기·높이 15.5㎝), 프레스코화 ‘삼미신’(三美神·서기 1세기·52x43㎝), 대리석 부조 ‘디오니소스 제(祭)의 행렬’(기원전 4세기·68x114㎝)도 감동을 전해주는 명품들.전시장엔 신과 영웅들의 계보도, 그리스 로마신화가 예술에 미친 영향 등을 소개하는 패널도 함께 전시해 관람객들의 이해를 돕는다.

신화에서 삶의 지혜를 익히고 그것을 빼어난 예술로 승화시킨 그리스 로마인들의 지혜와 미적인 안목, 그리고 열정. 이번 전시는 신화는 물론이고 신화를 형상화한 예술품은 시대를 초월한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깨달을 수 있게 해준다. 특히 그리스 로마 신화 등 신화에 관한 열기가 고조되고 있는 최근 분위기와 맞물려 관심을 모으기에 충분하다.

전시품은 모두 보험에 가입했고 전체 보험가는 500억리라(300억원). 주최측은 이번 전시품이 모두 진품이라는 사실을 알리기 위해 이탈리아 정부의 진품 인증서를 전시장 입구에 전시할 예정이다. 8월6일 9월3일 휴관. 일반 9000원, 중고생 5000원, 초등생 4000원. 문의 02-548-5393,4

<이광표기자>kp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