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인끼리… 친구끼리… '커플시장' 화끈

《“혜준아, 나 일주일동안 3㎏이나 뺐다.” “언니, 자만하지마. 그래도 마지막 승자는 내가 될걸.” 지난달 29일 오후7시 서울 서초구 서초동 강남역 사거리 ‘몸앤맘’비만센터. 회사원 윤자령씨(21), 여고생 혜준양(17) 자매가 경쟁하듯 러닝머신에서 땀을 흘리고 있었다. 이 비만센터의 ‘커플 다이어트’회원인 이들의 목표는 두달간 몸무게를 10㎏ 빼는 것. 먼저 달성한 쪽에 지갑을 선물하기로 했다. 자령, 혜준 자매는 “한명 값으로 비만센터를 이용할 수 있어 경제적인데다, 심심하지도 않고 서로에게 자극이 돼 쉽게 다이어트에 성공할 것 같다”고 말했다. 커플 다이어트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몸앤맘비만센터 강남점은 한달동안 둘이 합쳐 10㎏이상 살을 빼면 10만원 어치의 문화상품권, 화장품세트, 음악CD 등 축하선물도 준다. ‘커플시장을 잡아라.’ 뭐든 함께 하고 싶은 심리를 이용한 ‘두 배로 마케팅’의열기가 뜨겁다.》

▽커플 음료〓웅진식품은 4월초 10대, 20대 커플족을 겨냥한 과즙음료 ‘피앙세 스트로베리’(여성)와 ‘피앙세 와일드 그레이프’(남성)를, 6월초엔 ‘피앙세 복숭아’(여성), ‘피앙세 오렌지’(남성)를 내놓아 재미를 봤다.

남성용은 약혼자의 프랑스어인 ‘피앙세’의 남성형 단어를, 여성용은 여성형을 사용해 한 쌍으로 했다.

피앙세 마케팅담당 이영아씨(28·인컴기획)는 “월 평균 20억원 이상 매출을 올리면 성공했다고 보는 비수기에 피앙세는 30억원 이상을 팔고 있다”고 말했다.

▽커플 PC방〓지난해 6월 서울 서대문구 대현동 신촌기차역 앞에 문을 연 PC방 ‘듀얼 존(Du@l zone)’은 커플 마케팅을 도입, 화제가 되고 있는 곳. 연인 친구 등 두 명이 나란히 한 자리에 앉아 둘만이 게임이나 인터넷을 즐길 수 있도록 꾸며졌다. 시간당 이용료는 1500원으로 좀 비싸지만 오후 5∼10시에는 좌석이 없을 정도.

사귄 지 6개월 된 Y대 김모씨(21)와 D여대 서모씨(20) 커플은 “한 팀이 돼 게임하는 것도 좋지만 비디오방처럼 둘만의 공간을 즐길 수 있어 자주 찾는다”고 말했다.

▽커플 극장〓서울 송파구 신천동 신천역 부근 키노극장은 좌석 사이에 팔걸이가 아예 없는 ‘커플 좌석’ 110개를 갖고 있는 커플 극장. 쌍쌍이 팔짱을 끼고 들어오는 관객이 90% 이상 된다. 멋모르고 온 싱글들은 오히려 어색해진다. 연인 관객이 많아 토요일 밤늦게 상영되는 심야영화도 빈 자리가 거의 없다.

이밖에 커플인형, 커플티셔츠, 커플케이크 등 커플 마케팅 상품은 수십가지. 심지어 커플이 함께 찍은 사진에 ‘헤어지지 말자’, ‘바람피지마’란 문구를 담은 커플 팬티도 등장했다.

▽커플시장의 특징〓커플 마케팅은 주로 남녀 어느 한 쪽(주로 여자)이 “우리 저거 하자”고 하면 상대방이 거부할 수 없다는 점을 노린다.

주요 고객은 역시 연인을 위해서라면 아낌없이 지갑을 여는 10대, 20대.

‘커플클럽(www.coupleclub.co.kr)’의 김연대사장(33)은 “커플족들은 생일은 기본으로 챙기고 100일, 200일 등 자기들끼리만 통하는 기념일도 많아 이들을 타깃으로 하는 커플 마케팅은 유행을 타지 않고, 개발할 수 있는 상품도무궁무진하다”고분석했다.

<이호갑기자>gd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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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플사랑(www.iiLove.com)〓각종 기념일을 도우미가 알려주고 추억에 남을 만한 선물도 추천해주는 등 독특한 서비스를 제공. 매월 11일 ‘iiDay’로 정해 회원들에게 다양한 이벤트를 선사하며 보석디자이너가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커플링’을 디자인해준다.

▽커플타운(www.coupletown.com)〓영상편지 꽃다발 불꽃 촛불 등을 이용한 촛불이벤트 등 다양한 커플 이벤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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