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사회연구원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의약분업 시행 평가분석 및 개선방안’ 보고서를 2일 발표했다. 이는 보사연이 지난해 11월 전국의 1500명을 대상으로 설문 및 현장조사를 병행해 실시한 결과다.
▽환자들의 보건의료 행태 변화〓경질환의 경우 분업 이전에는 약국에서 약을 조제해 복용한 경우가 57.6%로 가장 많았고 ‘일반의약품 구매 복용’(34.6%), ‘의료기관 이용’(5.4%), ‘참고 견딤’(2.0%) 등의 순이었다. 그러나 분업 이후에는 일반의약품 구매 복용이 66.4%로 크게 늘어나 가장 많았고 ‘의료기관 이용’(25.7%), ‘참고 견딤’(7.3%) 등의 순이었다.
분업 이전 약국에서 조제한 의약품을 복용했던 환자 57.6% 중 65.0%는 일반의약품 복용, 27.9%는 의료기관 이용으로 행태가 변화한 것으로 풀이됐다.
대체조제와 관련해 58.7%는 의사의 처방대로 조제하기를 원했다.
의료기관에서 특정 약국에 대한 언급이나 안내 권유를 받았는지 여부를 물은 결과 10명 중 1명꼴(10.9%)로 “그렇다”고 응답했다.
한편 약국 조제 평균 대기시간은 10.4분이었다.
▽의료 공급자의 행태 변화〓동네의원 외래 부문의 의약품 투여일수는 5.26일에서 6.02일로 증가했다. 투여 기간의 증가는 처방의약품의 고가화 현상과 함께 약제비 증가의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
동네의원 외래 부문의 청구건당 처방 의약품 종류는 5.77종에서 5.27종으로 줄었으나 세계보건기구(WHO)는 처방건당 적정 의약품수를 1, 2종으로 제안하고 있어 지속적인 개선 노력이 요구된다.
한편 약국 임의조제에 의한 항생제 사용이 사라짐으로써 상기도 감염자에 대한 항생제 사용량은 40.5%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세계보건기구(WHO)의 기준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의 항생제 사용량은 인구 1000명당 3.865명이었으나 분업 이후 2.298명으로 줄었다는 것.
▽보사연의 제언〓보사연은 “의약품 오남용의 문제가 대부분 항생제에 기인하는 우리나라의 경우 임의분업 실시는 큰 의미가 없다”면서 대책을 제시했다. 대책은 낱알 판매 금지에 대한 홍보 및 임의조제 방지, 오리지널 의약품 및 고가의약품 처방이 증가했으므로 양질의 저가의약품 처방에 대한 인센티브 제공, 주사제 처방을 줄이기 위한 캠페인 등이다.
<정용관기자>yongar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