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곡의 연주곡 중 쇤베르크의 곡은 단 하나 뿐이지만 현대 음악예술의 전개를 한눈에 조감할 수 있도록 의미깊게 프로그램을 배치했다.
첫 곡은 드뷔시 ‘목신의 오후에의 전주곡’. 극한까지 간 낭만주의 음악의 한계를 동시대 프랑스인은 어떻게 극복하려 했는지 엿볼 수 있다.
두 번째 곡이 쇤베르크의 ‘정화된 밤’. 12음 기법을 만들기 직전의 쇤베르크가 어떤 방식으로 기존 음악의 표현양식을 확장하려 했는지 알 수 있다.
세 번째 곡으로는 최근 바이올리니스트 힐러리 한이 음반으로 내놓아 인기를 끈 바버의 바이올린 협주곡이 구본주 협연으로 연주된다. 쇤베르크보다 한참 후배지만 낭만주의 정신을 계승했던 20세기 작곡가를 조명하는 순서다. 마지막으로는 낭만주의 음악의 표현양식을 극한까지 확장했던 주인공, 바그너의 ‘트리스탄과 이졸데’ 중 ‘전주곡과 사랑의 죽음’을 연주한다.
이번 무대는 최근 건강악화로 염려를 모았던 지휘자 임헌정이 다시 모습을 나타내는 무대여서 더욱 관심을 끈다.
임헌정은 올해 초 컨디션 악화를 이유로 부천필 말러교향곡 전곡 시리즈를 1년 연기한 채 자택에 칩거를 시작, 팬들의 걱정을 샀다. 그는 “원래 허약체질인 데다 말러 교향곡 연주 등으로 기(氣)를 많이 소모해 휴식으로 재충전하려는 것”이라며 “일부에서 걱정하는 것처럼 ‘밝힐 수 없는 불치병’이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1만∼2만원. 032-655-0012
<유윤종기자>gustav@donga.com
구독
구독
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