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인사 "청동좌불 건립 재검토"

  • 입력 2001년 7월 5일 00시 12분


해인사가 그동안 논란을 빚어온 세계 최대 청동좌불의 건립계획을 재검토하기로 했다. 또 해인사 선방 수좌들은 실상사 기물파손 행위에 대한 사과문을 발표하기로 했다.

해인사측을 대변해온 원철 스님은 4일 “실무자들이 모여 청동좌불 건립을 재검토하기로 의견을 모으고 주지 스님과 방장 스님께 이 같은 의견을 전달하기로 했다”며 “주지 스님과 방장 스님도 이를 받아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는 “당초 43m로 예정했던 청동좌불의 높이를 얼마로 낮출지 등에 대해서는 아직 정해진 바가 없으며 현재 건축 환경 전문가들에게 ‘적절한 크기’에 대해 조언을 구하고 있다”면서 “청동좌불을 포함한 새로운 마스터플랜을 만들어 다음주 중 발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청동좌불 건립을 둘러싼 오해가 적지 않았으며 이 점에 대해서는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해인사 선방 수좌들은 이와는 별도로 지리산 실상사에서 수경 스님의 기물을 파손한 일에 대한 참회문을 5일 발표하기로 했다.

참회문은 “안거기간 중 참선수행에 전념해야 할 수좌들이 수행처를 떠나 실상사 기물을 파손해 불교계와 국민께 누를 끼친 데 대해 사과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인사 수좌들의 참회는 실상사가 해인사 방장 스님의 공개사과 등의 요구를 접고 도법 스님 등 6명이 5일부터 21일 동안 참회 단식 기도에 들어가기로 한 데 따른 것이다. 실상사 스님들은 참회 기도에 앞서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불교계의 고질적 병폐인 폭력적 문제 해결 방식을 근절하고 전 종도의 바람인 불교의 거듭남을 위해 참회 정진 기도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실상사 수경 스님은 “우리의 참회는 해인사에 대한 참회가 아니며, 폭력성이 사라지지 않는 불교 종단에 소속된 승려로서 이를 불교계 전체의 문제로 여겨 우리 자신부터 참회하자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해인사가 마치 실상사 측의 참회를 받아들여 참회하는 형식을 취하는 데 대해 불쾌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송평인기자>pi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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