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성서공회는 1998년이후 ‘개역개정판’이라는 새 성경을 출간해 보급하고 있다. 한국찬송가공회는 9월경 ‘21세기 찬송가’라는 새 찬송가를 선보일 예정이다.
교계는 어법에 맞고 원문의 뜻에 보다 충실한 성경과 한국인의 신앙고백을 많이 담은 찬송가의 필요성은 대체로 인정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성경과 찬송가를 바꾸는데 들어가는 경제적 비용이 만만치 않다. 합본된 성경과 찬송가를 기준으로 할 경우 가격이 3, 4만원대에 달해 교체비용이 막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 성경
개신교 대다수 교회가 현재 사용하고 있는 성경책은 1938년 출간된 개역(改譯)성경. 이 성경은 1911년 한국 최초의 성경전서인 구역(舊譯)성경을 26년만에 완전히 새로 번역한 것이다. 지금 사용해도 무리가 없는 뛰어난 번역임을 인정받고 있지만 외국인 선교사 중심으로 번역되면서 정확한 한국어 어휘 실력 부족으로 세밀한 부분에서 오역을 초래한 경우가 많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대한성서공회는 개역성경이 나온지 꼭 60년만인 1998년 개역성경 중 7만3000군데를 고친 개정판을 발행했다. 얼른 봐서는 변화가 느껴지지 않은 정도로 개역성경의 틀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지만 한국어 어휘의 정확성을 크게 높인 한국 교회의 공인된 세번째 원전 대조 번역작품이다.
새 성경에 대해 작년 총회에서 예수교장로회 통합측, 기독교장로회, 감리교, 성결교, 침례교 등의 교단들이 예배에 사용해도 좋다고 승인했다. 최근 예수교장로회 합동측도 새 성경에 대한 검토가 끝나는 9월경 승인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교계 최대교단인 합동측이 이를 승인한다면 주요 교단이 모두 새 성경을 승인한 셈이 된다.
대한성서공회 호재민 목사는 “교단의 승인결정은 권고사항일 뿐이어서 개별 교회들이 당장 모두 새로운 성경을 사용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며 “그러나 현재 통합측의 대표적 교회인 새문안교회가 새 성경을 사용하는 등 작년 총회결정이후 점차 사용이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찬송가
현재 개신교계가 사용하고 있는 찬송가는 1984년 개편찬송가 합동찬송가 새찬송가 등을 통합한 통일찬송가. 교계는 처음으로 하나의 찬송가를 쓰게 됐지만 한국인이 작곡한 곡이 너무 적다는 아쉬움이 있었다. 이에 찬송가공회는 17년만인 올 9월경 ‘21세기 찬송가’를 선보이고 공청회를 가질 예정이다.
‘21세기 찬송가’에는 647곡이 들어있다. 558곡으로 구성된 통일찬송가에서 잘 불리지 않는 79곡을 빼고 ‘주여 나를 평화의 도구로 써주소서’ 등 한국곡 111곡과 ‘살아계신 주 나의 참된 소망’ 등 외국곡 57곡을 새로 추가한 것. ‘21세기 찬송가’는 무엇보다 한국찬송가가 기존 17곡에서 128곡으로 대폭 늘어난 것이 가장 큰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찬송가는 현재 선곡이 끝나 최종교정 작업 중이다.
그러나 한국기독교총연합회가 ‘21세기 찬송가’ 채택을 연기하자고 주장하고 나섰다. 한기총 김청 목사는 “국가적으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교인 가정마다 3, 4개씩 갖고 있는 성경 찬송가를 한꺼번에 바꾸는 비용이 만만치 않다”고 주장했다.
찬송가공회는 이에 대해 “새 찬송가 구입이 부담이 되지 않도록 기존 찬송가를 가져오면 새 찬송가를 싼값에 교환해 주도록 하는 등의 다각적인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송평인기자>pi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