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형서점 대표 20여명은 4일 모임을 갖고 “인터넷 온라인서점과 대형할인매장의 과도한 할인경쟁으로 서점업계가 존폐의 위기에 직면했으며 서점이 무너지면 출판계에도 큰 타격을 받게 될 것”이라면서 “온라인서점들이 도서정가제 원칙을 지키지 않을 경우 중대형서점들도 할인경쟁에 나서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매장 면적 100평 이상인 중대형서점은 전국에 150여개로 이들이 책 할인판매를 시작할 경우 도서정가제는 완전히 무너질 것으로 보인다. 중대형서점협의회는 온라인서점들이 최고 10% 내외만 할인해야 한다는데 의견을 모으고 조만간 온라인서점 대표들과 만나 할인율 문제를 협의할 예정이다. 중대형서점협의회는 또 할인판매하는 온라인서점에 책을 공급하는 출판사나 도매상에 대해서는 불매운동도 벌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중대형서점협의회의 이같은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출판계와 서점업계에서는 도서정가제가 사실상 무너졌고 이를 다시 되살리기에는 이미 시간이 늦었다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한 출판사 사장은 “교보문고와 영풍문고 등 대형서점들도 한시적이긴 하지만 온라인을 통해 30%씩 할인판매를 시작한데다 온라인서점들이 과열 할인경쟁을 중단할 가능성이 거의 없다”면서 “그런데도 불구하고 출판계나 서점업계 정부 모두 도서정가제를 유지하려는 의지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도서 할인판매가 대세로 굳어지는 듯한 양상을 보이자 최근 많은 출판사들이 할인판매에 대비해 새로 출간하는 책값을 20∼30%씩 올리기 위해 준비 중인 것을 알려졌다. 현행법상 책값은 출판사들이 자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게 돼 있다.
<김차수기자>kimc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