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여름방학 자원봉사자 이선영씨 인터뷰

  • 입력 2001년 7월 8일 19시 00분


“봉사활동요? 마음먹기 나름이죠. 조금만 부지런하면 공부와 봉사활동을 병행할 수 있어요. 나 아닌 다른 사람과 어울려 사는 것이 공부만큼 중요하잖아요.”

한양대 인문과학부 1학년 이선영씨(20·사진)는 지난해 ‘사랑의 실천(봉사활동 우수자 대상)’ 특별전형으로 대학에 들어갔다. 고교 재학 중 150시간이 넘는 봉사활동을 해야 ‘사랑의 실천’ 전형 지원자격이 주어진다. 이씨는 고교 3년간 무려 333시간이나 봉사활동을 했다.

이씨는 고교 1학년 때 선배들과 함께 봉사활동 동아리 ‘실천사랑’을 만들어 활동했다. 격주로 토요일 수업이 끝난 뒤 경기 광명시 사회복지법인 ‘광명 사랑의 집’에 찾아가 몸이 불편한 장애인들의 목욕과 식사 등을 돕고 청소와 빨래를 했다.

“말을 제대로 못하고 다리가 불편한 20대 ‘사랑의 집’ 가족이 자꾸 손가락으로 화장실을 가르치더라고요. 화장실로 데려갔다가 곁에 있던 할머니에게 혼이 났어요. 화장실을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개인용 변기를 가져다 달라는 말이었는데….”

이씨는 마음을 열고 봉사활동에 나서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씨는 봉사활동을 한 뒤 선후배들과 토론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경험 부족으로 인한 실수담을 서로 이야기하고 잘못된 점과 고쳐야 할 점을 배웠다.

이씨는 “혼자 봉사활동을 하는 것보다 뜻이 맞는 주위 친구들과 함께 하게 되면 지식과 경험을 공유할 수 있어 중도에 포기하지 않게 된다”고 말했다. 꽉 막힌 교실을 떠나 인간적인 정을 느낄 수 있는 봉사활동을 하면 학습 능률이 더 오르더라는 것이 이씨의 설명. 봉사활동 일정에 따라 학원이나 과외시간을 맞추고 주중에 한두 시간 더 공부한 것이 이씨의 성적관리 요령이었다. 이씨는 지난해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380점대 성적을 받았다.

“고교 3학년 2학기 때 입시에 대한 심적 부담이 커 봉사활동을 잠시 접었을 때 가슴이 아팠어요. 봉사활동을 마치면 장애인 가족들이 따라나와 빵이나 과자 등을 슬그머니 주머니 속에 넣어주던 일이 떠오를 때마다 마음이 ‘찡’했죠.”

<박용기자>par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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