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경실 지음, 이상권 그림의 ‘열 살이면 세상을 알 만한 나이’(푸른숲)는 막 그림책 수준을 벗어난 아이와 부모에게 적합한 책이다. 한 권을 다 읽기에는 부담스럽지만 7가지 에피소드를 날마다 하나씩 읽으면 일주일이 걸린다. 열 살이란 무엇인가. 어린애가 이런다고, 다 큰 애가 저런다고 항상 꾸지람 듣기 일쑤인 나이. 부모가 함께 읽어가다 보면 이미 열 살인 아이, 머지 않아 열 살이 될 아이의 심리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다음 단계는 조민희 지음, 윤문영 그림의 ‘나는 지금 네가 보고 싶어’(계수나무)를 권한다. 부모와의 관계보다 친구와의 우정을 중시하는 4학년 눈높이에 맞춰진 아름다운 동화다. 여기에 캐릭터들의 개성을 살리면서도 사실적인 윤문영의 일러스트가 감동을 증폭시킨다. 한 권 더 꼽으라면 매들렌 랭글의 ‘시간의 주름’(문학과지성사). 아이들이 ‘해리포터’ 시리즈만 붙들고 있어 걱정이라고 말하는 부모에게 권하는 팬터지 동화다. 문학과지성사의 어린이책 시리즈 ‘문지아이들’은 알게 모르게 주옥 같은 고학년용 동화를 많이 펴냈다. 개인적으로는 수지 모건스턴의 ‘조커, 학교 가기 싫을 때 쓰는 카드’가 선사한 유쾌함을 잊을 수 없다. 물론 어른이 읽어도 시간 가는 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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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간동아 김현미 기자 > khmzi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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