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리뷰]영화 못지 않게 재미있는 만화<친구>

  • 입력 2001년 7월 10일 17시 42분


"동수야 퍼뜩 몬오나! 이러다 노친다 카이"

"우와아 억수로 신난다"

1978년 여름 부산. 초등학생 준석, 동수, 상택, 중호가 소독차를 좇으며 뿌연 연기 속을 달린다.

"소독약 먹으면 큰일난데이"

동네 아저씨의 외침에도 이들은 아랑곳하지 않는다.

만화 <친구>의 이야기 얼개는 영화 <친구>와 같다. 폭력조직 두목을 아버지로 둔 준석, 가난한 장의사 아들 동수, 모범생 상택, 까불이 중호 등 4명이 어린 시절을 함께 보내면서 우정을 키워가지만 어른이 되어서는 각기 다른 길을 걷는다. 특히 준석과 동수는 각각 다른 폭력조직에 속해 대립하다 동수는 결국 비극적인 죽음을 맞는다.

최근 출간된 <친구> 1권은 이들의 학창시절 이야기인데 스크린에서 미처 보여주지 못했던 에피소드들을 훨씬 많이 담았다. 4명이 다른 학교 학생인 척 미팅에 나간다든지 장님 어린이를 괴롭히는 깡패들을 도와준다든지 하는 사건들은 영화에서는 볼 수 없었던 것. 주인공들의 숨겨진 뒷얘기를 보는 은밀한 즐거움을 맛볼 수 있다.

걸쭉한 부산사투리도 만화에 그대로 옮겨왔다. "친구야" "와그라노?" "우리가 이겼뿌다!" "이 문디 자슥들!" 등 한창 유행처럼 번져 귀에 익은 대사들이지만 눈으로 읽는 재미가 듣는 재미와는 또 다르다. 곧 출간될 2권에서는 이들 사이에 벌어지는 삼각관계 이야기도 볼 수 있을 듯.

한국영화 흥행역사를 다시 쓰고 있는 영화 <친구>의 인기몰이가 만화에까지 이어질지 궁금하다. 5000원.http://www.comics21c.co.kr

이희정<동아닷컴 기자> huib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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