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와아 억수로 신난다"
1978년 여름 부산. 초등학생 준석, 동수, 상택, 중호가 소독차를 좇으며 뿌연 연기 속을 달린다.
"소독약 먹으면 큰일난데이"
동네 아저씨의 외침에도 이들은 아랑곳하지 않는다.
만화 <친구>의 이야기 얼개는 영화 <친구>와 같다. 폭력조직 두목을 아버지로 둔 준석, 가난한 장의사 아들 동수, 모범생 상택, 까불이 중호 등 4명이 어린 시절을 함께 보내면서 우정을 키워가지만 어른이 되어서는 각기 다른 길을 걷는다. 특히 준석과 동수는 각각 다른 폭력조직에 속해 대립하다 동수는 결국 비극적인 죽음을 맞는다.
최근 출간된 <친구> 1권은 이들의 학창시절 이야기인데 스크린에서 미처 보여주지 못했던 에피소드들을 훨씬 많이 담았다. 4명이 다른 학교 학생인 척 미팅에 나간다든지 장님 어린이를 괴롭히는 깡패들을 도와준다든지 하는 사건들은 영화에서는 볼 수 없었던 것. 주인공들의 숨겨진 뒷얘기를 보는 은밀한 즐거움을 맛볼 수 있다.
걸쭉한 부산사투리도 만화에 그대로 옮겨왔다. "친구야" "와그라노?" "우리가 이겼뿌다!" "이 문디 자슥들!" 등 한창 유행처럼 번져 귀에 익은 대사들이지만 눈으로 읽는 재미가 듣는 재미와는 또 다르다. 곧 출간될 2권에서는 이들 사이에 벌어지는 삼각관계 이야기도 볼 수 있을 듯.
한국영화 흥행역사를 다시 쓰고 있는 영화 <친구>의 인기몰이가 만화에까지 이어질지 궁금하다. 5000원.http://www.comics21c.co.kr
이희정<동아닷컴 기자> huibong@donga.com
구독
구독
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