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아나는 ‘디지털’과 ‘아날로그’의 합성어이면서 동시에 로마 신화에 나오는 달과 사냥과 출산의 여신을 뜻한다. ‘달’은 비물질적이고 상상적인 것, 즉 사이버스페이스를 은유하고 ‘사냥과 출산’은 현실의 욕구, 즉 아날로그를 상징한다. 이같은 제목에서 나타나듯 이번 전시회는 디지털과 아날로그가 뒤섞여 있는 현대 예술의 단면을 보여주기 위한 것. 문예진흥원이 자체 기획한 행사다. 참가 작가는 강용면(44) 강홍구(45) 노상균(43) 육근병(44) 코디최(40) 등 14명. 이들은 영상 디지털사진 가상현실 시퀸 등 다양한 표현 방식들을 통해 디지털과 아날로그의 중간지대를 집중 조명하고 있다.
출품작 가운데 강용면의 ‘온고이지신-2001’은 둥근 스크린에 밥 꽃 무속 등의 이미지를 번갈아 비춰가면서 민중의 애환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육근병의 ‘생존을 위한 꿈’은 평탄한 길을 벗어나 온몸으로 장벽과 부딪치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생생한 모습을 통해 이들이야말로 역사의 참된 주인공임을 조명하고 있다. 강홍구의 ‘아무 것도 아닌 풍경’은 디지털 카메라와 컴퓨터 매체를 통해 우리 삶에 내재하는 권태와 지루함을 냉철하게 그린 작품이다.
전시기간 중 매주 수요일 오후 4시 작가와의 대화가 열린다. 02-760-4602∼8
<윤정국기자>jkyo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