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중국 明-淸 시대 걸작과 위작, 예술의 전당서 전시

  • 입력 2001년 7월 10일 18시 59분


중국의 명(明) 청(淸)대 등의 가짜 회화작품을 진짜와 비교해 보여주는 기획전이 14일∼8월26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미술관에서 열린다.

이번 행사는 중국 랴오닝(遼寧)성 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중국 거장 화가들의 진품 40점과 이를 베낀 가짜 작품 40점 등 총 80점을 전시한다.

이번 전시회에 출품되는 화가는 명나라의 문징명(文徵明) 동기창(董其昌) 남영(藍瑛), 청나라의 왕감(王鑑) 황신(黃愼) 팔대산인(八大山人), 근대기의 제백석(齊白石) 장대천(張大千) 등이다. 출품작 중에는 구영(仇英)의 ‘적벽도(赤壁圖)’, 석도(石濤)의 ‘고목수음도(古木垂陰圖)’등 중국의 1급 국보 2점도 포함되어 있다.

이들 진짜와 가짜는 너무 비슷해 일반 관람객들은 구별하기 힘들 정도. 전문가들은 필치 생동감 등의 미세한 차이로 구별해낸다.

구영의 ‘적벽도’는 섬세한 필치와 뛰어난 채색법으로 인물의 표정까지 생생하게 살린 걸작이다. 이를 모방한 ‘산거문회도(山居文會圖)’는 구영의 그림을 거의 완벽하게 모사하고 있다.

제백석의 ‘천죽수대조도(千竹綬帶鳥圖)’은 생동감있는 운필이 돋보이며 그의 해학적인 특징이 잘 나타나 있다. 이 그림의 위작은 생동감이 별로 없으며 암석의 입체감도 답답하게만 느껴진다. 새가 앉아 있는 자세도 부자연스럽다.

중국 화가들이 뛰어난 작품을 그대로 베겨 그리는 것은 중요한 회화 수업 방식이자 그 자체가 회화능력의 기준이었다. 모사방식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투명한 종이를 원화 위에 대고 윤곽과 형태를 그대로 베낀 모본(摹本), 원작과 대비해 구도 형태 세부묘사 뿐 아니라 정신성과 감정까지도 담아낸 임본(臨本), 작가의 특색을 빌려 자신의 사상과 개성적 특징을 가미한 방본(倣本) 등이 있었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다양한 모사 방식을 살펴볼 수 있으며 중국 내에서도 지역마다 서로 다른 모사 방식을 비교해 볼 수도 있다.

전시기간 중 ‘중국 서화의 진위감정을 말한다’를 주제로 중국 랴오닝성 박물관 양인개 명예관장과 그의 제자인 중국 심양공업학교 이동천 교수가 14, 21일 오후 2시에 각각 강연한다. 매일 오전 11시, 오후 2시에 전시작품 설명회도 열린다. 일반 5000원, 학생 3000원. www.original and copy.org, 02-580-1514

<윤정국기자>jky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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