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N초등학교 2학년 자녀를 둔 학부모 김모씨(37)는 한 곳에 앉아 있지 못하고 부산한 아이 때문에 걱정이 태산같다. 아이와 함께 보낼 시간이 많은 여름방학 동안 아이의 산만한 성격을 바로 잡을 생각이다.
한국아동상담센터 정희정 소장은 “방학은 선생님을 대신해 부모가 아이들을 자세히 살펴볼 수 있는 좋은 기회”라면서 “평범한 아이한테서도 흔히 나타나는 성격 장애를 방학 중에 고친다면 개학 후 충실하게 학교생활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한국아동상담센터가 제안하는 ‘여름방학 내 아이 성격고치기’ 프로그램.》
▼주의력 부족, 주변정리로 집중력 높이고 운동통해 에너지발산▼
▽주의력 향상 훈련〓한 곳에 앉아 있지 못하거나 자리에 앉아도 안절부절 못하고 지나치게 많이 움직이는 아이는 주의력 결핍이나 과잉운동 증상을 의심해볼 만하다. 주의력이 산만한 아이는 기질적인 요인 외에도 정서적 불안감이나 과잉보호 등이 원인인 경우가 많다.
아이가 등산 수영 산책 등 동적인 놀이 등을 통해 활동에너지를 충분히 발산할 수 있도록 여행 캠프 등에 참가시키는 것이 좋다. 무조건 조용히 시키거나 책상에 앉도록 강요하면 오히려 아이를 억압하는 결과를 낳게 된다. 놀이나 운동 등 활동적인 시간과 독서 등 한가지에 집중하는 시간을 생활계획표에 적절히 배분하는 것이 요령. 이 때 주위 환경을 부모가 나서서 정리해주고 소음이나 TV 등을 꺼서 집중력을 높여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생각하고 행동에 옮기는 훈련(stop and thinking)을 하고 매일 아이의 노력이나 변화를 아이와 함께 평가해보면 좋다.
▼정서불안땐 아이 불만요인 줄여주고 자기행동 반성기회 줘야▼
▽정서불안 해소 훈련〓정서가 불안한 아이들은 반항적이거나 신경질적인 성격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방학 동안 아이들을 곁에 두고 생활하다보면 갈등을 빚을 수 있다. 먼저 아이의 불만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불만 요인을 최대한 줄이는 노력이 필요하다.
무조건 아이의 과격한 행동을 나무라고 추궁하는 것보다 아이의 편에서 스스로 반성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 좋다. 매일 30분 정도 아이와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아이의 장점을 칭찬하고 ‘스티커 붙이기’ 등을 통해 아이가 스스로 자신의 행동을 돌아볼 수 있도록 한다.
▼형제갈등땐 부모개입하면 되레 역효과 가능성▼
▽형제간 갈등 해소 훈련〓방학이 되면 형제끼리 생활하는 시간이 늘기 때문에 다툼도 자주 일어나게 마련이다. 형제 자매 간 갈등은 자연스러운 것이라는 인식을 먼저 가져야 한다. 형제 간의 갈등 해소 훈련을 통해 타인과 어울려 지내는 법을 가르칠 수도 있다.
대화와 타협 등 갈등 상황에서 지켜야 할 최소한의 규칙 등을 먼저 아이에게 알려주는 것이 중요하다. 다툼이 일어나면 부모가 개입해 심판 역할을 하면 아이들 스스로 갈등을 해결하는 능력을 배우지 못하고 오히려 한 쪽 편을 들고 있다는 오해를 불러 일으킬 수도 있다.
몸싸움을 벌일 때는 적극 개입해 넘어서는 안될 선을 분명히 가르쳐 주어야 한다. 형제끼리 다툼이 생기면 원인과 유형을 기록해 반복되는 원인을 찾아서 해결하는 것이 좋다.
▼게임중독, 게임시간 정해놓고 약속지키면 보상을▼
▽게임 중독 방지 훈련〓방학 중에는 학교에 가지 않기 때문에 전자오락실에 가거나 컴퓨터를 이용해 게임에 몰두하는 경우가 많다. 주변 생활에서 만족감을 찾지 못하는 아이들은 오락에 쉽게 빠져든다. 이 경우 부모의 양육태도와 가정생활을 먼저 점검하고 아이가 게임에 심취하게 된 원인을 찾아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 무조건 야단만 치면 거짓말을 하거나 도벽 증상을 보일 수도 있기 때문에 부모가 애정을 가지고 아이의 마음을 달래야 한다.
게임을 대체할 만한 즐거움을 아이에게 찾아 주어야 한다. 온 가족이 모여 즐기는 놀이를 개발하거나 운동 등에 취미를 붙이도록 도와줘야 한다. 매일 게임 시간을 정해놓고 기록하도록 해 아이가 지나치게 게임에 빠져드는 것을 막는 것도 필요하다. 부모는 아이의 노력을 평가해 선물을 주거나 가고 싶은 곳에 데려가는 등 적절한 보상을 해 동기유발을 도와야 한다.
<박용기자>par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