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영어캠프-학원 여름방학 찬스…실력에 맞게 선택해야

  • 입력 2001년 7월 10일 19시 22분


여름방학에 자녀들에게 영어공부를 시키려는 학부모들이 많다.

많은 학생들이 방학 중 외국에 어학연수를 떠나기도 하지만 국내에서 영어캠프를 찾거나 영어학원을 다니면서 영어 실력을 키우기에 안간힘을 쓴다. 평소 학습지 등으로 공부하던 아이들도 방학중 특별 프로그램에 관심이 많다.

하지만 무턱대고 이들 특별 프로그램에 몸을 맡긴다고 영어가 입에서 술술 나오는 것은 아니다. 바쁜 학기 중에 하기 힘든 체험을 하면서 영어실력을 조금씩 키워나간다고 생각하는 것이 좋다. 이를 위해서는 몇 가지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영어캠프 ‘자체’를 즐겨라〓경기 여주군 여주대에서 7월23일∼8월11일까지 3주간 영어체험캠프를 여는 GVS 한병학 소장은 “교육기간에 한글 책이나 한국말을 전혀 사용하지 않도록 할 계획”이라며 “영어로 미술 음악 스포츠 등 다양한 활동과 함께 스스로 빨래를 하는 등 자립심을 키울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한 소장의 말대로 영어캠프는 평소와 전혀 다른 환경이다. 이 때문에 단단한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캠프에서 즐겁게 생활하면 상당한 성과를 거둘 수 있지만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면 역효과를 낼 수도 있다.

우선 아이의 실력에 맞는 반을 골라야 한다. 레벨테스트를 받을 때 좋은 점수를 얻어 높은 수준의 반에 들어가려고 애쓰지 않는 것이 좋다.

또 아이에게 캠프는 노는 곳이 아니라 공부하면서 즐기는 곳이라는 인상을 주도록 사전에 교육시키는 것이 좋다.

우리 말 카세트와 휴대전화 등 금지 물품이 많고 규칙이 엄격하기 때문에 주의사항을 꼼꼼히 챙겨 자녀에게 미리 알려줘야 한다.

홍익대 영어캠프 담당 김정환씨는 “영어캠프는 24시간 영어를 쓰게 하는 경우가 많은데 학생 스스로 적극적으로 영어에 빠지려고 하는 자세가 있느냐에 따라 효과에 큰 차이가 있다”고 말한다.

캠프를 마친 뒤 캠프에서 배웠던 것을 어떻게 발전시키느냐를 부모들이 미리 생각하는 것이 좋다. 비싼 비용을 들여 일회성으로 캠프를 가는 것만으로 충분한 영어 실력을 갖출 수 없기 때문이다.

▽영어학원 어떻게 고를까〓어린이를 겨냥한 영어학원이 성황이다. 비교적 체계를 갖춘 영어학원 프랜차이즈만도 30여개다. 미국식 교과과정을 따르는 학원은 수강료가 월 60만∼80만원이나 되는 곳도 있지만 비싸다고 좋은 학원은 아니다. 20만∼30만원대의 학원 중에도 알찬 곳이 많다.

학기중엔 주 2, 3회 정도 수업하는 곳이 좋고 방학기간에 주 5일씩 집중 교육을 하는 학원을 골라보는 것도 괜찮다. 영어학원을 고를 때는 어떤 교육프로그램이 있는지 살펴야 하고 수업시간에만 영어를 하는 것보다 ‘적당히’ 숙제를 내주는 곳이 좋다.

잭키스 클리닉의 오명규 부원장은 “방학 특강 동안 하루 3시간 강의하고 2시간 정도 걸리는 숙제를 내준다”며 “처음에는 조금 힘들지만 시간이 지나면 과제를 충실히 하느냐에 따라 실력 차이가 크게 벌어진다”고 말했다.

또 중요한 것이 강사의 자질. 외국인이 국내 학원에서 강의를 하려면 회화지도체류사증(E2)을 발급받아 지정된 근무처에서 일해야 한다.

관광비자나 검증되지 않은 에이전트를 통해 입국한 외국인들은 학원과의 계약조건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한두달 만에 학원을 그만두거나 잠적하는 경우가 많다. 강사가 자꾸 바뀌면 교육방법이 제각각이어서 ‘적응’에 시간을 빼앗기게 된다. 학부모들은 외국인 강사가 E2 비자를 소지했는지, 최소한 6개월 이상 한국에 체류할 수 있는지를 학원에 문의해보는 것이 좋다.

고려대 김충배 교수는 “영어를 배워야한다는 강박관념을 가지면 오히려 효과가 떨어지는 만큼 영어에 취미를 붙일 수 있게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교재나 교육프로그램이 충실한지 확인해야 하며 외국인 강사는 교육학이나 영어를 전공한 강사가 더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인철기자>inchul@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