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랑하면 우리가 알고 있는 건 대개 이 정도다. 그 낙랑의 진면목을 감상할 수 있는 전시회 ‘낙랑’이 17일부터 9월2일까지 서울 경복궁 내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다. 낙랑을 주제로 한 국내 최초의 전시회.
일제시대 서북한 일대에서 발굴되어 국립중앙박물관이 보관해온 낙랑 유물을 비롯해 한반도 서남부와 일본에서 출토된 유물 등 총 700여점이 선보인다. 금제 허리띠 고리, 호랑이모양 청동 허리띠, 청동 거울, 청동 도장, 목제칠 거울함 등 고분 출토 유물이 가장 많다. 문화재 애호가들도 그동안 보기 어려웠던 유물들이다.
낙랑은 중국과 고조선의 문화를 삼한에 전달하는 교량 역할을 하면서 한반도 고대문화 형성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 이번 전시는 청동기시대 문화에서 고대 국가 문화로의 변화상을 보여주면서 이를 통해 낙랑의 역사적 위상과 문화를 조명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가장 두드러진 전시품은 일제시대 때 북한의 평양 석암리 9호분에서 출토된 국보 89호 금제 허리띠 고리. 이 금속공예품은 그 화려함과 정교함으로 보는 이를 매료시킨다. 1∼2세기 중앙아시아에서 제작되어 한반도에 유입된 것. 얇은 금판을 뒤에서 두드려 앞으로 튀어나오게 한 다음 그 위에 수많은 금구슬과 금실로 일곱 마리의 용을 역동적으로 표현하고 그 사이 사이에 파란 비취옥을 장식했다.
국립중앙박물관의 민병훈 학예연구관은 “낙랑의 뛰어난 금속공예술은 낙랑이 멸망한 뒤 그 유민들에 의해 백제 신라로 전해져 한반도 고대 문화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다”고 설명한다. 월요일 휴관. 02-398-5000
<이광표기자>kp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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