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넘게 개발했어요. 원자재를 다 수입하니까 원가로는 가격경쟁력이 없어요. 비싸도 독특한 제품으로 아예 선진국 시장을 공략해야죠.”
아동가구 전문업체 ‘도도’의 제품은 미국 싱가포르 북유럽 일본 등에 수출된다. 최근 200여가지 디자인으로 내놓은 ‘어린이 소파’도 일종의 틈새시장 제품. 소아과나 공공기관 등에서 많이 찾는다.
“어른 가구를 작게 만든다고 아동 가구가 되는 게 아니거든요. 성장단계별로 아이들의 체형에 맞게 제작돼야죠.”
도도의 길준경 사장(41)은 “프랑스 국립장식미술학교 유학시절 실내건축을 배우면서 충격을 받았다”고 털어놨다.
“당시 한국에는 ‘아동가구’라는 개념도 없었거든요. 아버지가 쓰던 책상을 아이가 물려쓰는 정도였죠. 프랑스 인테리어의 ‘아동을 위한 환경공학’을 보니 한국은 교육열은 높지만 ‘환경조성’에는 신경을 안쓴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귀국후 ‘아동공학’ 조사를 하려고 보니 국내에는 변변한 통계자료도 없었다. 2년 넘게 조사한 국내외 자료를 토대로 디자인을 해놨더니 제품을 만들 공장이 없었다. ‘정교한 물건을 적은 물량으로’라는 조건으로는 하청공장을 찾기 어려웠던 것. 공장을 직접 운영하기로 하자 이번에는 ‘여자사장’이 ‘제조업’을 하면 곧 망한다고들 생각해 직원을 채용할 수가 없었다.
도도는 91년 설립됐다. 연매출 30억원, 올수출 120만달러, 내년수출계획 600만달러, 세계적인 권위의 독일 쾰른 가구전시회와 이탈리아 밀라노전시회 출품, 2001 국무총리상 수상, 97년 경기도유망중소기업 지정. 비결은 ‘품질과 디자인에 대한 고집’이다.
“법적 규제도 없고 훨씬 비싸지만 반드시 무독성 도료를 써요. 아이들 가구니까요. 또 주문제작으로 만드니까 재고가 없어요. 그래서 ‘세일’도 하지 않죠.”
길사장은 “가구에 들어가는 손잡이, 경첩 등 부자재 산업이 같이 발달해줘야 하는데 국내에선 한계가 있어 디자인하는 데에 제약이 많다”고 어려움을 토로하면서도 “이름만 대면 알만한 세계적인 아동가구업체가 되는 것이 목표”라고 힘주어 말했다.
<김승진기자>sarafi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