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제작비 5억원 안팎의 대형 작품들이 잇따라 무대에 오르면서 여년 같으면 ‘쉬어 간다’던 여름 시즌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것.
이 작품들은 영화와 비교할 바는 아니지만 제작비 규모나 투자 형태에서 ‘공연계의 블록버스터’로 불릴 만하다.
여름 시장을 이끄는 주인공은 단연 뮤지컬이다. 19일까지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에서 공연되는 극단 ‘신시’의 ‘키스 미 케이트’는 24회 공연에 제작비만 7억5000만 원에 이른다. 17일부터 시작되는 극단 ‘대중’의 ‘넌센스’는 9월16일까지 공연되면서 10억 원의 제작비가 투입된다.
김수정 원작의 창작 뮤지컬 ‘둘리’(27일 예술의전당)는 여러 면에서 실험적인 작품. 개런티 외에도 둘리가 얼음에 갇히는 장면에 사용되는 풍선의 특수효과와 공룡을 위한 특수분장 등 스펙터클한 무대 연출을 위해 9억 원의 제작비가 들었다.
제작사인 ㈜에이콤의 윤호진 대표는 “여름철은 휴가 등으로 사람들에게 시간적 여유가 많은 계절이으로 더 이상 비수기가 아니다”고 말했다.
소규모 공연이 주류를 이뤄온 서울 동숭동 대학로 연극들도 물량공세에 가담하고 있다. 26일부터 한 달 동안 동숭동 폴리미디어에서 국내 초연되는 록뮤지컬 ‘록키 호러 쇼’의 제작비는 3억여 원에 이른다.
‘록키…’는 ‘진우예술기획’ 등 3개 사가 공동으로 투자한 가운데 제작비의 10%인 3000여 만 원을 인터넷을 통해 공모 받기도 했다.
‘키스…’의 제작사인 극단 ‘신시’는 “ 지난해 뮤지컬 ‘렌트’를 시작으로 여름 고객이 만만치 않다는 것을 확인했다”면서 “‘키스 미 케이트’는 예매와 협찬을 통해 이미 제작비 전액을 회수했다”고 밝혔다.
예술의전당 홍보마케팅 윤동진 과장은 “최근 2, 3년 간 관객의 흐름을 분석하면 20대를 중심으로 한 여름 고객층이 만만치 않다”며 “보다 공격적 마케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갑식기자>g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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