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오늘 퇴원해요]엉덩관절 골절 백갑현씨

  • 입력 2001년 7월 16일 00시 36분


“설마 뼈가 부러졌을 거라곤 상상도 못했습니다. 수술 뒤 두달 정도면 다시 예전처럼 걸을 수 있다니 천만다행이죠.”

15일 오후 삼성서울병원 정형외과 병동. 큰 딸과 함께 퇴원 준비를 하던 백갑현씨(77·여·서울 송파구 송파1동)는 두 손으로 조심스럽게 엉덩이 부근의 수술 부위를 어루만졌다.

여지껏 감기 한번 걸린 적이 없을 정도로 건강한 백씨가 수술을 받게 된 것은 보름 전 우연한 ‘사고’ 때문.

평소 퇴행 관절염을 앓고 있는 남편의 종합 검진에 동행하기로 하고 아침 일찍부터 서두르다 그만 방에 깔아뒀던 이불에 오른발이 걸리면서 바닥에 나동그라지고 말았다.

“겨우 일어섰지만 오른쪽 다리 전체에 무거운 추를 매단 듯 묵직한 통증이 느껴졌죠. 나중에 침이나 맞으면 괜찮겠지 했는데…”. 가족의 만류에도 “괜찮다”며 남편을 따라나섰지만 얼마 안가 한 발짝도 내디딜 수 없을 만큼 극심한 통증이 발생했다.

결국 남편의 검진에 앞서 백씨가 먼저 응급실에서 X레이 촬영을 받아야 했다. 결과는 ‘엉덩관절 골절’. 갑자기 바닥에 넘어질 때의 충격으로 골반과 넓적 다리뼈를 잇는 엉덩관절이 부러진 것이었다.

당장 수술하지 않을 경우 상태가 급속히 나빠져 치료가 힘들다는 것이었다. 응급차를 타고 집 근처 대형 병원을 찾아가 간단한 검사를 받고 곧바로 수술에 들어갔다.

전신 마취를 하고 1시간에 걸쳐 부러진 엉덩관절을 들어내고 인공 엉덩관절을 이식하는 수술을 받았다. 다행히 경과가 좋아 지금은 목발에 의지해 혼자서 화장실을 오갈 만큼 상태가 좋아졌다.

“나이가 든 사람일수록 방이나 욕실 등에서 조심 또 조심해야 한다는 사실을 절실히 깨달았습니다. 만약에 넘어져 약간이라도 이상이 있으면 즉시 병원을 찾아가 검사를 받아야지요.”

<윤상호기자>ysh1005@donga.com

▼주치의 한마디 "칼슘 많이 섭취해야"▼

엉덩관절 골절 환자 10명 중 9명은 60대 이상의 여성이다. 폐경기 이후에는 골다공증으로 뼈 조직이 약해진 상태이기 때문에 엉덩 관절은 작은 충격에도 부러지기 쉽다.

주로 발을 헛디뎌 바닥에 쓰러지면서 골반과 넓적 다리뼈를 잇는 엉덩관절에 금이 가거나 부러지는 경우가 많다. 초기에는 사타구니와 엉덩이쪽에 심한 통증이 생기며 심하면 제대로 서 있지 못할 정도가 된다.

치료는 증세에 따라 ‘나사못 고정 수술’과 ‘인공관절 이식술’ 등 두 가지 수술법이 있다. 손상이 적을 때는 나사못으로 금이 간 뼈 부위를 고정시키는 수술을 받으면 된다.

그러나 뼈가 심하게 어긋나거나 부러졌을 경우 기존 관절을 인공 관절로 대체하는 수술이 효과적이다. 손상된 관절을 들어낸 뒤 티타늄 금속과 고분자 폴리에틸렌으로 제작된 인공 관절을 끼워넣고 ‘골시멘트’로 접합시킨다.

수술 시간은 1시간 정도이며 성공확률은 95%. 수술 뒤 3개월간은 과도한 활동을 삼가하고 수술 부위가 감염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수술 부위가 감염될 경우 재수술 등 장기 치료가 불가피하기 때문.

따라서 수술 뒤 침이나 뜸 등은 금물이며 세균성 감염 질환에 걸렸을 때는 초기에 항생제를 복용해야 한다. 수술 뒤 1년간은 한 달에 한 차례씩 통원치료를 받고 이후에는 1년에 한 차례씩 정기 검진을 받게 된다.

칼슘이 많이 든 음식을 섭취하고 적절한 운동을 통해 골다공증을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골다공증이 심할 경우 전문의의 처방에 따라 각종 치료제를 복용해야 한다.

박윤수(삼성서울병원정형외과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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