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리뷰]한국 김치와 일본 기무치 대결 그린<김치전쟁>

  • 입력 2001년 7월 18일 17시 45분


<맛의 달인> <미스터 초밥왕> <맛일번지>는 요리만화 붐을 일으켰던 작품들이다. 이 대열에 합세한 요리만화가 <김치전쟁>(서울문화사 펴냄)이다.

제목 그대로 김치를 소재로 삼은 <김치전쟁>의 주인공 이무기는 할머니가 세운 김치회사 '원조김치'의 신임사장으로 부임한다. 그러나 일본 '혼다 기무치' 회사 미우라 사장의 꼬임에 빠져 회사를 잃게된다. 낙담한 이무기는 일본에서 개최되는 각종 김치대회에 도전해 한국의 김치를 알리기로 결심한다.

한국의 전통 김치를 선보여 각종 대회에서 우승한 이무기는 '동경 김치 경연대회'에 출전해 불꽃튀는 요리 경연을 벌이면서 결승전에 진출한다.

대회 사회자 이즈미의 키스를 받고 의기양양해진 이무기는 자신만만하게 우승을 점치지만 이게 웬일! 늦잠을 자 결승전에 참가하지 못하는 어이없는 사태가 벌어진다. 실패의 쓴잔을 마시고 심기일전한 이무기는 일본 각지방을 돌아다니며 일본인의 입맛에 맞는 김치를 개발하기 위한 준비에 들어가는데….

<김치전쟁>은 주인공 이무기가 선보이는 한국 전통의 김치들과 일본 출전자들이 창조해낸 색다른 김치들을 비교하며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다양한 재료와 방법으로 '기무치'를 탄생시키는 일본인들의 모습에선 은근한 경계심을, 다양한 한국 전통김치들의 멋과 맛에선 뿌듯한 자긍심을 느낄 수 있는 것.

코끼리, 기린, 얼룩말, 캥거루 고기 등이 김치 재료로 등장하고 요리사가 직접 수조에 뛰어들어 상어를 잡아 김치를 만드는 설정은 만화적 상상력을 한껏 살린 것이다.

무엇보다도 이 작품의 백미는 다양한 종류의 김치들을 원없이 구경할 수 있다는 것. 단단하게 여문 풋감을 소금물에 절여 만든 '감침', 두툼한 게껍질 속에 게살을 섞은 양념을 넣어 만든 '게쌈김치', 생돼지고기와 약초 진액을 섞어 만든 김치, 키위 젤리를 씌운 딸기를 넣어 만든 김치 등을 대하다 보면 흰쌀밥 한공기 생각이 간절해진다.

또 <김치전쟁>은 상어 지느러미 섞박지 김치, 말고기 보쌈 김치, 거위간 보쌈 김치 등 이름도 쟁쟁한 김치들을 선보이지만 라면과 함께 먹는 배추김치의 소박한 맛도 빼놓지 않았다.

◈<부록> '감침' 만드는 법

재료: 풋감 3kg,소금2/3컵, 끓는물 3리터,계피쪽 30~40g,탱자 3~4개, 백반 1작은술, 대나무 잎사귀 등

1. 풋감들을 꼭지쪽이 위로 오게 해서 마른 항아리에 담는다. 두쪽으로 쪼갠 탱자, 계피쪽, 백반을 감위에 뿌린다.

2. 감을 씻은 소금물에 대나무 잎사귀를 헹궈 물기를 털어낸 다음 계피,탱자 등이 안보이게 잘 덮는다.

3. 2번의 내용물들을 잘 누른후 소금을 넣어 끓인 물을 가만히 붓는다.

4. 감을 덮은 대나무 잎사귀까지 잠기게 한다.

5. 뚜껑을 덮어 시원한 곳에 보관한다.

6. 볏짚으로 항아리에 감싸 땅 속에 묻어둔다.

이희정<동아닷컴 기자> huib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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