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중반의 노총각 회사원 K씨. 아직 변변한 애인조차 없는 그는 똑같은 디자인과 색상의 옷을 입고 길거리를 활보하는 ‘커플족’을 보면 내심 못마땅해 하면서도 한편으론 부러운 생각이 든다.
며칠 전 동료들과 점심식사 후 회사 근처 공원에 들러 잠시 휴식을 취하던 중 예의 그 커플족이 나란히 걸어가는 모습을 발견했다.
똑같은 체크무늬 티셔츠에 베이지색 면바지, 모자와 신발뿐만 아니라 머리 스타일도 비슷한 영락없는 커플족이었다.
신기한 것은 두 사람이 모두 남자였다는 사실.
‘요즘 애들은 남자들끼리도 저러고 다니나? 하기야 요즘에는 커밍아웃이나 성전환도 한다는데….’
평소 회사 내에서 호기심 많기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그였기에 결국 두 사람에게 다가가 말을 걸고야 말았다.
“혹시 두 분 특별한 관계신가요? 옷 모양이 똑같기에 신기해서….”
“저희요? 사복순찰 나온 의경들인데요.”
<박윤철기자>yc9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