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 ‘문차일드’ 같은 그룹 이름은 소용없어요. ‘에릭’ ‘준’ 등의 영어 이름에다 ‘김성우’ 같은 한글 본명도 알아야 대화가 진전된다니까요.”
“언젠가는 ‘엄마 자봤어?’ 그러는 거예요. 이걸 어떻게 대답해야 하나 갑자기 식은땀이 나려는데….”
“그랬더니요?”
“15㎝ ‘자’를 흔들면서 ‘자’ 봤느냐면서 웃는 거예요. 원….”
유씨는 김씨에게 한마디 덧붙였다. “초등학생 때가 좋다니까. 중학교 넘어가면 애들이 쓰는 농담도 못 알아먹어요.”
그러나 김씨는 최근 일본 출장을 떠나기 전 아이가 한 말 중 ‘변신하는 디지몬’을 알아듣지 못했던 일을 상기시켰다.
“엄마, 일본엔 많대. ‘워그레이몬’ 사줘. 워그레이몬. ”
“‘왜그래 이모?’ 이모가 뭐?”
<조인직기자>cij199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