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하고 싶은 얘기를 ‘월간 신동아’ 인터뷰에서 모두 다 했기 때문”이라는게 이유. ‘월간 신동아’ 8월호에 실린 인터뷰 내용을 요약 소개한다.
그는 인터뷰에서 언론사 세무조사 등 정권이 일으킨 문제의 본질을 ‘소수정권의 한계’로 정리했다. 즉 “현 정권은 2년여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다수의 지지자를 확보하지 못하고, 공권력도 함부로 휘두를 처지가 못돼 무리수를 두고 있다”는 것이다.
이씨는 언론사 세무조사를 지지하는 일부 시민단체를 ‘홍위병’이라고 주장한 이유도 자세히 밝혔다. ‘비정규의 조직(시민단체)과 운동(시민운동)’, 즉 ‘홍위병’을 활용하려는 유혹을 가질 수 밖에 없는 것이 ‘소수정권의 비애’라는 설명이다.
그는 “개혁세력을 자처하는 시민단체들이 정말 정부와 전혀 무관하게 활동해왔다고 믿는 사람이 얼마나 되는가”라고 반문하고 “해당 단체들이 정부와 무관하다고 믿기에는 너무 자주 그들의 주장과 정부의 정책이 일치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지난 정권이 동원한 관변 단체들이 벌이는 운동을 싫어했던 것도 이런 이유에서인데 이 정권에서만 예외를 인정해줄 수는 없는 일이 아닌가”라고 되물었다.
그는 “현 대통령은 남은 임기를 무난히 채우기만 해도 역사에 남는 큰 실책은 없었을 것인데 정권 말기에 위험한 모험을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굉장히 불길하고 기분이 않좋다”고 심경을 밝혔다.
정부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답방에 적극적인 것에 대해 “소수 정권이 북한 카드를 활용해 다수를 확보하려는 것”이라면서 “많은 사람들은 6·15 남북정상회담을 다수 확보나 정권 연장 카드로 이용하는지 안하는지 ‘두고 보자’는 심정일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개혁정책에 대해서는 “개혁도 중요하지만 개혁을 하기 위해선 ‘진정한 다수’를 정권을 지지하는 세력으로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개혁에만 의지해 다수를 확보하려 한 것이 무리가 아니었나 싶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그는 일각의 비판을 감수하며 적극적으로 언론 옹호론을 펼친 이유에 대해서 “언론이 정부에 비해 약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또 “앞으로 언론은 자성을 보이고 정부는 보다 많은 양보를 해야 된다”면서 정치권이 적절한 합의점을 찾기위해 지혜를 모아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그의 신문 기고문을 둘러싸고 치열한 논쟁이 벌어졌던 인터넷 공간에 대해 “인터넷 여론은 의사전달방식이 충동적이고 공격성이 강하며 과장이 심하기 때문에 홍위병의 특성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윤정훈기자>diga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