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전북 김제에 국내최대 개인서당 건립

  • 입력 2001년 7월 27일 18시 24분


고향인 전북김제에 전국최대규모의 개인서당을 세운 김수연옹과 종희씨
고향인 전북김제에 전국최대규모의
개인서당을 세운 김수연옹과 종희씨
50년 가까이 ‘학채’(수업료)를 일절 받지 않고 한학을 가르쳐온 ‘훈장 선생님’이 국내 최대 규모의 개인서당을 열었다.

고향인 전북 김제시 성덕면 대석리 대석마을에 전통한옥 양식의 ‘학성(學聖)강당’을 세운 화석 김수연(和石 金洙連·76) 선생.

훈장이 된 29세 때부터 자신의 집에서 한학을 가르쳐온 그는 더 많은 후학을 양성하기 위해 낡고 비좁던 정읍시 산외면의 집을 팔고 이 곳으로 서당을 지어 옮겼다. 대지 800평, 건평 85평 규모의 서당에는 크고 작은 방 26개가 들어서 있어 100여명의 수강생이 기거할 수 있다.

김옹은 외부의 지원 없이 자식들(5남2녀)의 도움만으로 서당을 건립했다.

김옹은 50여년 동안 전북 김제와 정읍, 충남 부여 등지로 10여 차례 이사를 했지만 집을 옮길 때마다 집 한쪽이나 남의 집을 빌려서라도 서당을 열어 그가 배출한 후학만도 5000여명에 이른다.

그가 처음 이 서당을 짓는다고 했을 때 수많은 후학들이 십시일반으로 건립을 돕겠다고 했지만 김옹은 “학문이란 이미 자신 속에 있는 것을 스스로 깨닫게 하는 것이지 없는 것을 만들어주는 것이 아니기에 학채나 지원을 받을 이유가 없다”며 거절했다.

학성강당에는 방학을 맞은 요즘 대학생과 한의사, 사법연수생, 교사들이 많이 찾고 있다.

수업은 1대1 지도가 기본이며 새벽 4시부터 저녁 늦게까지 김옹이 ‘대학’ 등 사서삼경을 강의하고 초급과정은 막내아들인 종회(鍾懷·38)씨가 맡고 있다.

수업료는 무료이지만 식사는 옛 전통대로 학생들이 쌀과 반찬을 가져와 자체적으로 해결한다.

조선말 유학자인 서암 김희진(瑞巖 金熙鎭) 선생에게서 학문을 배워 기호학파의 맥을 잇고 있는 김옹은 평생 상투와 흰옷만을 고집하면서도 “선비가 놀고 먹어서는 안된다”며 농사일을 직접 하는 실천적 학풍을 중시해 왔다.

<김제〓김광오기자>ko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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