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구지역에 한 밤의 기온이 섭씨 25도 이하로 내려가지 않는 열대야가 연일 계속되면서 밤잠을 설치는 시민들이 늘고 있다.
27일 대구기상대에 따르면 지난 24일 낮 최고기온이 섭씨 34.4도를 기록하는 등 대구지역 낮 최고기온이 연일 33∼34도를 오르내리는 찜통더위가 계속되고 있다.
이에 따라 낮시간중 더워진 대기가 밤에도 식지 않는 ‘열대야 현상’이 일주일째 이어지고 있다는 것.
이 때문에 잠을 설친 시민들이 오전 4∼5시경 집 주변 산을 찾아 등산을 하거나 새벽운동에 나서는 경우도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대구지역 스포츠 센터와 골프연습장 등에는 오전 6∼7시 첫시간대에 헬스나 수영, 라켓볼, 골프 등 운동을 하러 나오는 이용자들이 평균 20% 가량 늘었다.
심야까지 영업하는 대형 할인점과 대형 패션몰 등에도 이달들어 밤10시부터 다음날 오전 2시까지 매장을 찾는 올빼미 쇼핑족 이 평균 30%가량 늘었다.
대구 수성구 내환동 월드컵종합 경기장 부근 공원의 경우 최근 밤마다 700∼800여명의 시민들이 몰려 더위를 식히고 있다.
도심하천인 신천 둔치와 팔공산과 두류공원 등에도 가족단위의 피서객들로 크게 붐비고 있다.
특히 시민들이 아이디어 피서 를 시도하는 모습도 늘고 있다.
회사원 이모씨(30·대구 달서구 월성동)는 최근들어 출근 시간을 30분가량 앞당기고 퇴근시간을 1시간 가량 늦춰 오후 8시가 넘어서야 귀가한다.
에어컨이 가동되는 ‘시원한 회사 사무실’에서 더위를 피하기 위해서다.
이씨는 “따가운 햇볕을 피하기 위해 점심시간에도 회사밖 식당 대신 구내식당에서 끼니를 해결하는 동료 직원들이 늘고 있다”고 귀띔했다.
에어컨이 가동되는 각 은행 지점과 대학도서관 등 공공기관 로비에서 더위를 식히는 알뜰 피서파도 늘고 있다.
안문영 대구시 보건과장은 “열대야로 인해 심야에 활동할 경우 생활패턴이 바뀌어 생체리듬이 깨질 수 있다”면서 “영양섭취에 신경을 쓰고 충분한 수면을 취해야 건강을 지킬 수 있다 ”고 말했다.
한편 대구기상대는 “고온다습한 북태평양 고기압의 영향으로 대구경북 지역의 기온은 28일에도 낮 최고기온이 33도까지 올라가는 등 당분간 무더위가 계속될 것”이라고 예보했다.
<대구=정용균기자>cavati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