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고 싫음이 분명하고 숨겨진 끼를 드러내는데 주저하지 않았던 이들의 공통점은 한동안 신드롬에 가까운 인기를 얻었다는 것과 수많은 구설수에 시달렸다는 것이다.
고소영은 드라마 ‘엄마의 바다’에서 보여준 어린 주부 연기로 주목받으면서 뛰어난 패션 감각으로 ‘고소영 따라 하기’ 바람을 일으켰다.아직도 그녀를 ‘가장 예쁜 연예인’ 으로 꼽는 사람들이 많지만 한때 가수 S군과의 열애설로 심한 홍역을 치른 적이 있다.
신은경은 드라마 ‘종합병원’에서 보이시한 이미지의 의사 역할을 맛깔나게 해냄으로써 한동안 신드롬을 일으켰다. 맥주를 병째 마시고, 남자의 뺨을 서슴없이 때릴 수 있는 당당한 신세대 여성의 모습으로 여성 팬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았던 그녀도 음주 운전 사고로 신문의 사회면을 장식하고는 한동안 은둔했던 경험이 있다.
김희선은 CF와 안방극장을 평정하면서 자신이 하고 나오는 액세러리나 의상, 소품 등이불티나게 팔리는 유행을 창조하며 신세대의 리더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그녀 역시 영화배우, 가수, 스포츠 스타, 영화 제작자 등과 끊임없이 염문을 만들어내더니 급기야는 누드 사진집 사건 등 크고 작은 사건에 시달려야했다.
이렇게 말도 많고 탈도 많던 이들이 최근 들어 몰라보게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어 화제다.
고소영은 영화 ‘하루’ 로 대종상 여우주연상을 받은 이후로 일체의 활동을 자제하고 있다. 간혹 CF 에서만 그녀의 모습을 볼 수 있을 뿐 대중 앞에서 모습을 감췄는데 실제로는 운동으로 몸매를 가꾸며 칩거하면서 신중하게 다음 작품을 고르고 있다고 한다.
신은경은 6개월간 한약을 복용하며 살을 뺐다는데 통통했던 볼살이 빠지자 여인의 내음이 물씬 풍기는 성숙한 이미지로 변신에 성공했다. 얼마 전 가수 ‘왁스’의 뮤직비디오에 출연한 그녀는 밤새 영화 ‘조폭 마누라’를 찍고 와서 이틀 밤을 새며 끼니도 제대로 못채우고 뮤직비디오를 찍으면서도 피곤한 내색 한 번 하지 않았다.
김희선이 찍고 있는 영화 ‘와니와 준하’의 촬영 스탭들은 아직도 어리둥절하고 있다. 촬영장에서도 제멋대로이고 지각은 물론 촬영이 안 끝나도 다른 스케줄이 있으면 그냥 가버리기 일쑤라는 김희선의 악명(?)을 확인할 기회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그녀는 오전 8시부터 촬영장에서 대기를 하면서 밤이 돼서 겨우 한 컷을 찍어도 얼굴 한 번 찡그리지 않는다는 것. 술 좋아하고 사람 좋아하는 그녀를 요즘 술집에서 봤다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이처럼 신세대 스타들이 이제 철이 들었다. 단순히 얼굴만 예쁜 스타가 아니라 연기에 물이 오른 배우가 돼가고 있는 것이다. 아픔을 겪으면 성숙해진다는 말이 있듯이 이들이 이제는 확실한 스타로 자리 매김하게 되기를 바란다.
김영찬<시나리오작가> nkjaka@hanmail.net
구독
구독
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