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금관리소에 근무하는 여성 징수원이 ‘낮지만 단호하게’ 말했다.
“뒤에 차가 밀리네요.”
“어떻게 하지요. 깜빡 잊고 돈을 안 가지고 나왔네요.”
“오늘 오후 9시까지 가져다 주셔야 돼요. 그렇게 하시겠어요?”
진땀을 흘리던 C씨의 눈에 지갑 한쪽에 구겨 넣은 10달러 짜리 지폐 몇 장이 들어왔다. 해외여행을 다녀올 때 쓰고 남은 것.
“달러로 내도 되나요?”
“네, 주세요.”
위기를 모면했다고 생각한 C씨는 서둘러 10달러짜리 지폐를 건넸다. 여성 징수원이 곧바로 8000원을 거슬러주었다. C씨는 거스름돈을 받자 마자 머릿속으로 ‘10(달러)×1250(최소환율)-2000(통행료)〓1만500원’이라고 계산했다.
“거스름돈을 더 주셔야 될 것 같은데요.”
“아, 여기서 1달러는 무조건 1000원이에요.”
<조인직기자>cij199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