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지난해 지역건강보험에 가입한 약 2만가구(월평균 3만1678원)가 한달에 낸 보험료 총액과 맞먹는 액수다.
국민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지난해 상반기 진료비 500만원 이상인 ‘고액 진료비’ 환자 현황을 분석해 30일 발표했다.
심평원에 따르면 최고액 진료비 환자는 혈우병을 앓고 있는 27세 남자로 이 기간 중 118일간 입원해 총 7억8700만원의 진료비가 나왔으며 이 중 본인부담금 20%를 제외한 6억3000만원이 건강보험에서 지급됐다.
이 기간 전체 입원 환자 248만6252명 가운데 2.3%인 5만6859명이 500만원 이상의 ‘고액 환자’인 것으로 집계됐다. 또 고액 환자의 진료비 총액(4852억원)은 전체 입원 환자 진료비 총액(2조2638억원)의 21.4%를 차지했다.
심평원 관계자는 “일반 환자의 경우 입원시 20%를 본인이 부담토록 돼 있으므로 전체 입원 환자 중 2.3%에게 건강보험에서 3800억원 가량 지급됐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고액진료 환자 3명 중 2명은 50대 이상 고령자(66.0%)였다. 한번 입원해 2000만원 이상 진료비가 나온 환자는 1681명이었으며 5000만원 이상 진료비가 나온 환자도 62명이나 됐다.
고액 환자의 질병 유형은 남녀가 확연히 달랐다. 남자의 경우 골괴사증, 심근경색증, 협심증 등이 많았고 여자는 대퇴골 골절, 무릎관절증, 척추병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연령별로 보면 10세 미만은 순환기계의 선천성 기형, 10∼20대는 백혈병, 30∼50대는 배병증(척추가 휘거나 척추에 염증이 생긴 질환)과 뇌내출혈, 60대는 관절증 심장질환 뇌내출혈, 70세 이상은 대퇴골 골절이 주류를 이뤘다.
한편 고액 환자 중 암환자가 차지하는 비율은 18.0%였는데 위암 간암은 40대, 폐암은 50대부터 환자수가 급증하는 추세를 보였으며 뼈와 관절연골암은 10대 환자가 특히 많았다.
<정용관기자>yongar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