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예산에서 태어난 고씨는 ‘조선악극단’ 등에서 활동하다 42년 데뷔곡이자 자신의 최대 히트곡인 ‘선창’을 발표하며 순식간에 인기 가수 반열에 올랐다. 이후 고씨는 ‘홍등야곡’ ‘백마야 가자’ 등을 연속 히트하며 고 김정구 남인수씨와 함께 광복 전후 가요계를 풍미했다.
특히 ‘선창’은 일제의 압박이 극에 달하던 시절, 부두를 배경으로 이별의 슬픔을 구수한 목소리에 담아내 오늘날까지 애창되고 있다.
고씨는 지난해 악극 ‘그때 그 쑈를 아십니까’에 출연하는 등 최근까지 왕성한 활동을 해왔다. 고씨는 가요계에 이바지한 공로로 옥관문화훈장(98년), KBS 가요대상 공로상(93년) 등을 수상했다. 지난해에는 그의 고향 인근의 덕산온천에 ‘선창’ 노래비가 세워지기도 했다.
지난달 30일 별세한 황금심씨에 이어 또 한 명의 원로를 잃은 가요계는 “원로 중의 원로가 떠나셨다”며 안타까워하고 있다. 가요계의 한 중진 인사는 “고인이 평소 자신의 주머니를 털어 후배들을 돕는 등 신망이 두터웠다”고 전했다.
유족으로는 딸 아진씨(26)가 있다. 장례는 한국연예협회 가수분과위원회가 주관하는 가수장으로 치러진다. 빈소는 서울중앙병원에 마련됐다. 발인은 3일 오전 10시. 02-3010-2292
<이승헌기자>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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