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선창'의 원로가수 고운봉씨 별세

  • 입력 2001년 8월 1일 17시 54분


‘선창’의 원로 가수 고운봉(高雲峰·본명 고명득·사진)씨가 1일 오후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80세.

충남 예산에서 태어난 고씨는 ‘조선악극단’ 등에서 활동하다 42년 데뷔곡이자 자신의 최대 히트곡인 ‘선창’을 발표하며 순식간에 인기 가수 반열에 올랐다. 이후 고씨는 ‘홍등야곡’ ‘백마야 가자’ 등을 연속 히트하며 고 김정구 남인수씨와 함께 광복 전후 가요계를 풍미했다.

특히 ‘선창’은 일제의 압박이 극에 달하던 시절, 부두를 배경으로 이별의 슬픔을 구수한 목소리에 담아내 오늘날까지 애창되고 있다.

고씨는 지난해 악극 ‘그때 그 쑈를 아십니까’에 출연하는 등 최근까지 왕성한 활동을 해왔다. 고씨는 가요계에 이바지한 공로로 옥관문화훈장(98년), KBS 가요대상 공로상(93년) 등을 수상했다. 지난해에는 그의 고향 인근의 덕산온천에 ‘선창’ 노래비가 세워지기도 했다.

지난달 30일 별세한 황금심씨에 이어 또 한 명의 원로를 잃은 가요계는 “원로 중의 원로가 떠나셨다”며 안타까워하고 있다. 가요계의 한 중진 인사는 “고인이 평소 자신의 주머니를 털어 후배들을 돕는 등 신망이 두터웠다”고 전했다.

유족으로는 딸 아진씨(26)가 있다. 장례는 한국연예협회 가수분과위원회가 주관하는 가수장으로 치러진다. 빈소는 서울중앙병원에 마련됐다. 발인은 3일 오전 10시. 02-3010-2292

<이승헌기자>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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