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암갤러리 10월28일까지 조선 분청 124점 선보여
일탈과 자유분방함의 아름다움을 자랑하는 분청사기. 흙의 질감 그대로 질박한 아름다움을 담고 있는 토기. 분청사기와 토기의 미학을 감상할 수 있는 두 개의 전시가 열린다.
3일부터 10월 28일까지 서울 중구 순화동 호암갤러리에서 열리는 ‘분청사기 명품전Ⅱ-한국미의 원형을 찾아서’는 분청사기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전시회. 호암미술관이 기획한 이 전시엔 분청사기 철화 물고기무늬 항아리(보물 787호), 분청사기 상감 연꽃학무늬병 등 조선시대 분청사기 124점이 선보인다.
분청은 고려청자가 퇴락해가던 15∼16세기 청자에 회칠을 하고 무늬를 집어넣어 다시 구워낸 것으로, 당시 조선에서만 만들어진 독특한 자기다. 한국도자사에 있어 청자에서 백자로 넘어가는 시기에 위치한 분청은 신선하고 독특한 매력을 유감없이 발산한다.
이번 전시품에서도 잘 드러나듯 분청 특유의 멋은 ‘일탈의 자유로움’. 그 일탈의 미학은 무늬(문양)에서 특히 두드러진다. 꽃과 새 물고기 등 자연 소재뿐만 아니라 추상화된 선을 이용해 대담하고 활달한 무늬를 표현했다. 그 무늬는 거친 듯하지만 세련됐다. 호방하고 유쾌하며 또한 지극히 현대적이다.
호암미술관은 이럼 점을 감안해 분청과 기법상 흡사한 장욱진 이중섭 박수근 이종상 등의 의 20세기 현대 회화 13점을 비교 전시한다. 조선 분청의 미감이 지금의 한국 미술 속에 자리잡고 있음을 확인하고 이를 통해 한국미의 정체성을 탐구해보려는 과감한 시도다.
◇질박한 아름다움
▽호림미술관 10월 31일까지 신석기~고려 토기 280점 전시
매주 토요일 오후 3시엔 분청기법을 직접 표현해보는 어린이 아틀리에 교실도 마련한다. 월요일 휴관. 02-771-2381,2
10월31일까지 서울 관악구 신림11동 호림박물관에서 열리고 있는 특별전 ‘한국 토기의 아름다움’. 전시품은 기원전 3000년경 신석기시대 빗살무늬토기부터 고려시대의 토기까지 280여점이다.
토기는 도자기와 달리 질박한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다. 화려하지 않지만 은근하고 그윽하다. 부담스럽지 않고 편안하다. 흙의 질감을 그대로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전시는 그동안의 고고학적인 시각을 벗어나 미학적인 시각에서 우리 토기를 새롭게 이해하자는 의도에서 기획됐다.
토기의 장식과 문양, 색과 질감이 어떻게 변하면서 한국의 토기문화를 형성했는지, 그리고 토기가 다른 조형예술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를 보여주는 데 초점을 맞췄다.
국보 91호인 신라 기마인물형토기, 국보 195호인 토우 장식 목이 긴 항아리 등도 출품된다. 월요일 휴관. 02-858-8309
<이광표기자>kp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