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콩달콩 섹스파일] 한여름 잠자리 별미(?) ‘手작업’을 아십니까

  • 입력 2001년 8월 2일 15시 43분


악기도 그렇고 공예품도 그렇고, 수작업으로 만든 것이 일품이다. 섬세한 손놀림에 따른 정교함을 어찌 공산품이 따라잡겠는가. 섹스에도 이런 지혜가 필요하다. 흔히 비유적으로 ‘수작업’이라고 하면 마스터베이션을 떠올린다. 하지만 이 수작업은 너무 고전적이다. 또 기혼 남성이 혼자 마스터베이션하는 것도 영 처량하다. 부인에게 발각이라도 되면 무슨 말로 변명할 것인가. “왜, 내가 만족스럽지 못해”라고 칭얼대는 부인을 달래려 해도 딱히 할 말이 없다.

‘부인의 손이 예쁘면 남자에겐 남다른 즐거움이 있다’고 주장하는 후배가 있다. 말인즉슨, 남성이 스스로 하는 수작업보다 여성이 해주는 수작업이 훨씬 더 짜릿한 흥분과 색다른 감흥을 준다는 이야기다.

영어권에서는 이를 ‘masterbation’과 구별해 ‘hand job’이라고 한다. 심지어 이런 내용만 전문으로 다루는 포르노 사이트도 있을 정도다. 물론 이런 행태에 심한 불쾌감을 표하며 ‘고기는 씹는 맛이듯 섹스도 삽입하는 재미 아니냐’고 반문할 남성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맨날 삼겹살 질겅질겅 씹다가 다진 고기로 만든 전을 부쳐먹는 재미도 남다른 법. 또 여성의 생리기간이라든지, 여러 가지 불가피한 상황에서도 그야말로 ‘손쉽게’ 만족을 주고받을 수도 있다. 임신의 공포도 사뿐히 넘을 수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hand job’의 최대 장점은 역시 ‘섬세한 손놀림과 정교한 작업솜씨’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쾌감의 강도와 사정 시점을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남녀는 평등하다. 남성에게 이런 즐거움이 있다면 마땅히 여성도 같은 즐거움을 누릴 권리가 있다. 외국에서 오래 산 한 여자 후배는 “한국남자들은 (오럴) 받는 것만 좋아하지 해주는 기쁨은 잘 모르는 것 같다”며 마땅치 않아 한다. 손이든 입이든 너무 받기만 해서는 곤란하다. 모 방송의 모토처럼 ‘기쁨 주고 사랑받는다’고 하지 않던가. 더운 여름날 ‘땀 범벅’이 불쾌하다면 ‘핸드 잡’을 한번 시도해 보는 건 어떨까.

< 주간동아 296호 2001.8.9일자·정규덕/부산 호텔롯데 이지웰비뇨기과 원장 > www.DrJu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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