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신경정신과 조맹제(趙孟濟)교수팀은 경기 부천시와 함께 99년 12월 한달간 부천지역 중고생 2203명(남학생 1105명, 여학생 1098명)을 대상으로 ‘정신건강 실태조사’를 벌인 뒤 분석한 결과를 2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전체 학생의 40.9%(남학생 34.3%, 여학생 47.5%)가 우울증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최근 2주간 자살 충동을 느낀 적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전체의 25.8%(남학생 23.5%, 여학생 28.1%)가 ‘그렇다’고 응답했으며 실제로 자살을 시도한 학생도 전체의 5.3%로 집계됐다. 학업 성적에 대한 만족도가 낮을 때 우울증에 걸릴 위험이 최고 8배 이상인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우울증을 앓고 있는 학생 가운데 절반 가량(전체 남학생의 17.4%, 여학생의 20.6%)은 증상이 심각해 상담과 치료 등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
조 교수팀은 이 같은 조사 결과를 올 5월 미국에서 열린 제154차 미국정신의학회에서 발표했다.
조 교수는 “선진국의 경우 여학생의 우울증 비율이 남학생보다 배 이상 높은데 반해 이번 조사에서는 우울증 비율이 상대적으로 남학생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는 남학생들이 학업 성적, 대학 진학 등에서 더 많은 스트레스를 받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조 교수는 또 “청소년의 정신 건강을 위해 입시제도의 합리적 개선 등 다양한 보완책이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상호기자>ysh100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