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제시대 목간 23점 부여 능산리 절터서 발견

  • 입력 2001년 8월 7일 18시 40분


6세기 전후 백제 사비시대의 일상 생활과 문자 생활 등을 엿볼 수 있는 목간(木簡·나무판 위에 글씨를 써놓은 것) 23점이 대량 발굴됐다. 백제 목간이 이처럼 많은 양이 발굴되기는 처음이다.

충남 부여 능산리 고분군 옆 능산리 절터를 발굴 중인 국립부여박물관은 최근 이곳에서 목간 23점을 비롯해 나무그릇 나무빗 나무젓가락 등을 발굴했다고 7일 발표했다.

목간 중 눈길을 끄는 것은 ‘보희사(寶憙寺)’라고 쓰여진 목간(사진). 부여박물관측은 이곳이 백제사찰 보희사의 터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이 절터는 1993년 백제금동대향로(국보287호)가 발견된 곳이기도 하다. 목간에는 인명 지명 관직명 등도 쓰여 있어 기록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백제사 연구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기존의 목간이 길쭉한 모양이었던 데 반해 이번에는 폭과 길이의 비가 2 대 3 정도인 새로운 형태의 목간도 출토됐다. 글씨 연습용 목간, 묵서(墨書·먹으로 쓴 글)를 남기기 전의 목간 재료, 묵서로 문장을 남긴 나무껍질 등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삼국시대 문자생활을 보여주는 목간들도 포함되어 있다.

<이광표기자>kp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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