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사에서 제시하고 있는 올 여름 휴가철의 1인당 패키지관광상품 가격이다. 제주도 여행비용이 해외여행에 못지 않다는 점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지만 이것을 보고도 제주도 여행을 선택하고 싶을까.
제주도는 ‘남쪽의 이국적인 섬’인데다 비행기를 주로 이용하는 등 ‘편안한 고급 여행’이라는 점 때문에 많은 사람이 여름휴가를 보내고 싶은 곳으로 손꼽힌다. 하지만 동남아 등 해외관광상품에 비해 가격 경쟁력면에서 우위에 서지 못해 관광객을 끌어들이는 데는 상당한 한계가 있다.
▽동남아 관광보다 비싼 여행〓제주도 여행 경비는 숙소 여행코스 등에 따라 들쭉날쭉하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동남아 관광보다 비싸다. 특히 패키지가 아닌 가족단위로 개별여행에 나서면 비용이 더욱 만만치 않다.
왕복항공료(서울∼제주기준 15만원) 숙박료(특급 및 관광호텔 1박 10만∼30만원) 렌터카(1일 6만∼8만원) 등의 기본경비 외에 사설관광지(한곳에 1인당 4000∼6000원)를 둘러보고 해저유람선 승선, 식사비, 여행선물 등을 포함하면 제주관광에 쓰는 비용은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4인 가족이 제대로 제주관광을 한다면 200만원을 들여도 모자랄 지경이다. 부인 딸과 함께 제주도에서 여름 휴가를 보낸 최모씨(38·자영업·경기 고양시 일산구)는 “3박4일 동안 음식값 등을 줄이고 절약을 하느라고 했는데도 150만원 가량을 썼다”며 “해양스포츠를 즐기거나 호텔 부대시설을 이용했다면 지출이 더 많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패키지여행은 ‘싼 게 비지떡’〓여행사에서 판매하는 제주관광 상품은 대부분 1인당 20만∼50만원선(레포츠 등 선택관광 제외). 이 가격은 대부분 왕복항공료와 숙박료 교통비 등으로 구성돼 있으며 숙소 등급과 성수기 여부에 따라 가격편차가 크다.
일부 여행사에서는 서울∼제주노선의 왕복항공료와 비슷한 10만원대의 패키지상품을 내놓기도 한다.
경비가 터무니없이 낮을 경우 관광여행은 도깨비도로, 섭지코지, 성읍민속마을, 송악산 등 대부분 입장료가 없는 곳으로 코스가 짜여지고 관광객은 특산품 판매업소로 이리저리 끌려다니기 일쑤다.
제주도관광협회 차우진(車宇鎭) 사무국장은 “덤핑관광으로 인한 피해를 막기 위해 숙소별 코스별 적정요금을 공개할 계획”이라며 “제주관광경비 가운데 항공료와 숙박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 내국인 관광객 유치에 어려움이 많다”고 말했다.
▽실제 얼마를 쓰나〓관광객들은 제주도에서 실제로 얼마를 쓸까. 제주도발전연구원이 지난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왕복항공료를 제외한 1인당 관광경비(숙박, 교통, 식대, 오락 유흥, 선물구입비 등)지출은 △신혼여행객 58만원 △가족단위 29만원 △일반단체 26만1000원 △개별관광 23만5000원 △수학여행 13만7000원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제주대 송재호(宋在祜·관광경영학) 교수는 “원화 강세로 인해 동남아 관광지에 비해 가격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며 “바가지요금 등 관광부조리는 제주관광 비용의 상승을 부추기는 주요 요인”이라고 말했다.
▽알뜰한 제주여행을 하려면〓우선 경비에 맞는 숙박업소의 유형을 정해야 한다. 최근 호텔시설에 맞먹는 콘도형 고급민박이 늘면서 민박가격도 2만원에서 10만원까지 다양하다.
여행사를 통해 항공료와 숙박료만을 지불하는 자유여행상품을 선택하는 것도 경비를 줄이는 방법. 여행객이 직접 예약할 때보다 20∼30% 가량 할인이 가능하다.
특히 인터넷을 통하면 저렴하면서도 실속 있는 제주도 관광의 길이 상당히 열려 있다. 제주도 인터넷홈페이지(www.provin.jeju.kr)의 ‘사이버관광타운’이나 제주관련 사이트를 찾으면 여행코스 안내에서 예약까지 손쉽게 처리된다.
<제주〓임재영기자>jy78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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