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 바다, 모두 섭렵하고 싶다면 동해시가 제격. 산 바다가 동전의 앞뒤처럼 밀접한 동해시에서는 두 공간을 ‘순간이동’하듯 쉽게 오갈 수 있다. 자동차로 불과 20∼30분 거리. 바다명소 추암과 계곡명소 무릉계곡(두타산), 그리고 삼척의 종유동 환선굴로 떠나보자.
#첫째날
운전으로 피곤할테니 해변 휴식이 좋을 듯. 7번국도를 따라 달리다가 들른 망상. 해변은 붐볐다. 아담한 추암 해변은 어떨지. 비치 파라솔과 상점도 많지 않아 한적하다. 해안을 두른 기암괴석과 바닥까지 훤히 들여다보일 만큼 청정한 바다가 마음에 들었다. 전영석(추암동 8통 통장) 033-521-4281, 017-371-4281
#둘째날
추암의 하루는 촛대바위 해맞이로 시작했다. 애국가 연주용 배경화면의 일출 장면에 등장했던 해맞이 명소 아닌가. 일출의 감동이 가라앉을 즈음 동해시로 차를 몰았다. 동해시의 배후를 자처한 두타산을 찾아서다. 아니 거기 깃든 무릉계곡을 찾아서다. 20분쯤 걸렸을까. 심산유곡의 무릉계곡은 멋진 모습으로 나타났다.
두타산 무릉계곡 무릉반석 |
두타(해발 1352.7m) 청옥(해발 1403.7m) 두 산의 틈을 비집고 자리잡은 무릉계곡. 초입부터 여행자는 비경에 압도된다. 매표소 지나 얼마되지 않아 도착한 곳은 거대한 너럭바위가 넓게 펼쳐진 계곡 하류. 바위 바닥에 깊이 새겨진 한자 글귀가 눈길을 붙든다. ‘무릉반석.’ 조선시대의 수많은 시인묵객이 찾아와 시회(詩會)를 열고 흥에 겨워 시구와 이름 석자를 새겨 놓았다는 그 너럭바위였다. 그 위로 맑고 찬 계곡물은 느릿느릿 흐르고 있었다. 햇살 부서지는 계류의 수면. 바람에 살랑이는 비단자락처럼 수려했다.가장 눈에 잘 띄는 반석의 전각은 조선 명필 양사언이 초서로 썼다는 12자 시구‘무릉선원 중대천석 두타동천(武陵仙源 中臺泉石 頭陀洞天). ’신선이 놀던 이상향을 찾아와 물과 돌이 뒤얽힌 반석위에서 번뇌와 티끌이 없는 세상을 느낀다는 뜻이라고. 그런데 반석의 풍치를 즐기는 방법은 시대마다 달랐다.
흐르는 물에 살짝 뒤덮인 바위의 경사면은 자연이 선사한 미끄럼틀이었다. 몇몇 아이들이 미끄럼을 타며 염천의 폭염을 씻고 있었다.
물놀이는 트레킹 후로 미룬 채 계곡을 올랐다. 1시간 정도(2㎞) 걸었을까. 두타의 비경인 쌍폭(포)과 용추폭포를 두루 본다. 숲그늘 아래서 삼림욕도 겸해. 무릉계곡 관리사무소 033-534-7306,7
#셋째날
바다, 산 다음은 동굴. 석회동굴인 환선굴(삼척시 신기면)로 동굴탐험을 떠나보자. 사시 사철 8∼14도 정도로 내부온도가 일정한 석회동굴은 그 자체가 ‘냉장고’. 입구 도처에서 들려 오는 말, “이거 냉장고가 따로 없네” “진짜 피서지는 여기야” “어휴 추워” 등등. 환선굴은 일단 그 규모로 사람을 놀래킨다. 6.2㎞쯤 되는 굴 내부중 공개된 구간은 1.6㎞. 걷다 보면 거대한 협곡을 지나고 폭포가 보이며 강이 흐른다. 구름다리 아래를 내려다 보면 까마득한 낭떠러지.
주차장은 공간이 비좁은 편. 그러니 아침 일찍 찾는 편이 좋을 듯하다. 삼척버스터미널에서 환선굴행 버스가 출발한다. 동해→삼척 20분. 삼척버스터미널에서 환선굴까지 40분소요. 대이동 굴관리사무소 033-541-9266, 7600, 7601 삼척버스터미널 033-573-0154, 572-2085
#넷째날
귀로에 들를 만한 곳은 죽서루(삼척시 성내동)와 오대산 자생식물원(평창군 도암면). 관동팔경 중 하나인 죽서루는 동해로 흘러드는 오십천 물위 절벽에 서 있는 누각. 7번 국도의 삼척시 초입(북쪽)에 있다. 동해에서 20분 거리(관리사무소 033-570-3670). 토종 야생화가 피고지는 생태 학습장인 한국자생식물원은 영동고속도로 상행선 진부로 나와 6번 국도 따라 15분만 가면 된다. 033-332-7069, 서울사무소 02-575-7069
<동해·삼척〓이원홍기자>blues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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