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에서 활동하고 있는 화가 박유아씨(40)가 경기 광주 세계도예센터 조각공원에 선을 보이는 ‘무덤-생성의 공간’이 그것. 이 작품은 행사 기간인 10일부터 10월28일까지 전시된다.
작품은 배부른 산모(産母)의 모습을 형상화한 흙 조형물로 높이 4m, 폭 3m의 규모. 내부가 도자기 가마의 기능을 겸하도록 제작됐다.
박유아씨는 “도자기는 원래 흙이었으나 가마속에서 불에 구워진 뒤 도자기로 새롭게 태어나게 된다”면서 “따라서 도자기 가마는 생명이 끝나는 곳이 아니라 죽음을 거쳐 새로운 삶이 시작되는 공간”이라며 설명했다. 이 조형물은 이같은 도자기의 생성 원리를 예술적으로 형상화했다는 것.
이 작품이 설치된 곳은 117년 전 폐쇄됐던 조선시대 가마가 있던 장소로 바로 옆에 최근 개관한 조선관요박물관이 자리잡고 있다.
박유아씨는 117년의 역사적 공백을 복원한다는 의미에서 광주 지역에 거주하는 인부, 도예가, 곰탕집 주인, 택시기사 등 117명이 각각 한 점 씩 만든 도자기 작품들을 구워 조형물 내부에 전시한다.
박씨는 이화여대 미대 동양화과를 졸업하고 하버드대학원과 콜럼비아대학원에서 각각 동양미술사와 드로잉을 전공했다. 서울 뉴욕 파리 등에서 16차례의 개인전을 가진 바 있으며 96년 제3회 한국 미술정예작가상을 수상했다.
<윤정국기자>jky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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