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최초 비행사 안창남 독립유공자에

  • 입력 2001년 8월 14일 18시 25분


일본에서 조종기술을 익히던 안창남 선생(뒤)
일본에서 조종기술을 익히던 안창남 선생(뒤)
한국인 최초로 우리 영공을 비행했던 비행사 안창남(安昌南·1901∼30) 선생이 사망한 지 71년 만에 독립유공자로 인정돼 건국훈장애국장을 받게 됐다고 국가보훈처가 14일 밝혔다.

보훈처는 안창남 선생이 “일제강점기에 항일독립군자금을 지원하고 국내에 비행대를 설치해 항일독립운동을 벌이려다 뜻을 이루지 못하고 사망했다”고 설명했다.

1901년 서울에서 태어난 선생은 일본에서 비행술을 배운 후 귀국해 서울∼인천간 시범비행에 성공함으로써 한국인의 민족의식을 크게 고취한 인물. 당시 세간에는 ‘떴다 안창남, 보아라 엄복동’이라는 말이 유행했을 정도로 인기가 있었다.

그러나 선생은 미혼으로 사망해 직계후손이 없었고 그동안 공적을 뒷받침할 자료도 발굴되지 않아 독립유공자로 인정받지 못했었다.

이번에 찾은 재판기록과 당시 신문보도에 따르면 선생은 간토(關東) 대지진 후 중국으로 망명해 여운형(呂運亨)의 권유로 중국 군벌 옌시산(閻錫山) 휘하에서 비행학교 교장으로 활동했고 대한독립공명단(大韓獨立共鳴團)에 가입해 한국인 비행사관학교 설립을 추진하기도 했다. 선생은 또 비행학교 설립을 위해 국내에 파견된 공명단원들에게 자금 600원을 제공하기도 했다. 선생은 1930년 비행 훈련교육 중 추락해 숨졌다.

<이철희기자>klim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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