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옹∼. 여러분 안녕. 난 ‘버들이’라는 고양이야. 무려 열다섯살이니까 여러분보다 나이가 많지, 음음.
난 얼마전까지 민준이라는 착한 어린이와 같이 살다가 그 집을 나왔지. 민준이와 헤어지는 게 싫었지만 고양이는 열다섯살이 되면 사람들을 떠나 고양이 나라에 가서 학교에 들어가야 해. 그렇지 않으면 우린 아주 나쁜 길로 빠지게 된단다. 고양이 나라로 떠나기 전 며칠동안 우리는 사람의 손길도 거부하고 음식도 먹지 않기 때문에 사람들은 우리가 죽을 준비를 하는 줄 알지만 그건 사실과 다르단다.
아무튼 나는 몇개의 산을 넘어 고양이 마을에 갔단다. 깊은 산 속 빈터에 있는 낡은 이층집이 우리 세상이었어.
거기서 고양이 학교 교장인 양말 고양이를 만났어. 그는 위엄과 지혜를 갖추고 있었어. 나중에 안 얘기지만 1000세가 넘었다고 해, 와우. 그는 나를 수정 고양이반으로 보냈어.
담임 선생님은 털이 많다고 해서 ‘털보’란 별명을 갖고 있는 알라딘 선생님. 고양이 학교엔 밤의 모임반과 야생 고양이반도 있었는데 수정 고양이반은 마법을 집중적으로 배워.
나는 러브레터, 메산 등 다른 친구들과 사귀며 점차 고양이 학교 생활에 적응하기 시작했어. 교과 과목 중 가장 흥미있는 건 고양이 역사였어.
수정으로 만든 칼을 든 고양이가 어둠의 신인 뱀으로부터 태양을 지키는 수호신으로 숭배받았던 이집트 시대는 ‘황금시대’라고 해서 가장 찬란한 시기였다고 해.
그러나 중세 유럽 때는 마녀의 심부름꾼이란 오명을 쓰고 화형당하는 일이 잦았어. 그 땐 ‘암흑기’였어.
지금은 ‘흑과 백’의 시대래. 별로 좋은 시대는 아냐. 이 시대엔 고양이들이 쌍둥이로 태어난다고 해. 그중 하나는 수정 고양이가 되고 다른 한마리는 그림자 고양이가 돼. 그들은 서로 싸우는 운명을 타고 났어. 그래서 암흑기 이후 1000년 가까이 고양이끼리 싸움을 벌였어. 하지만 쌍둥이 형제가 없는 마법 고양이가 나타나 싸움을 끝내고 새로운 황금시대를 연데. 그게 나 ‘버들이’일수도 있다는 선생님의 말에 걱정이 앞서.
다음 얘기가 궁금하지. 4권까지 나오니까 조금 기다려. 그럼 안녕, 야옹∼.
<서정보기자>suh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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