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오페라의 유령' 여주인공 김소현 "실감이 안나요"

  • 입력 2001년 8월 19일 18시 35분


“볼을 꼬집어도 실감이 안나요. 주변에서 제게 축하 인사를 건네지만 아직도 남의 얘기 같습니다.”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의 여주인공 크리스틴 역에 캐스팅된 김소현(26·서울대 음대 대학원 성악과).

그는 12월2일부터 서울 역삼동 LG아트센터에서 공연되는 이 작품에서 크리스틴으로 출연한다. 뮤지컬 경력이 전혀 없는 그가 뮤지컬계의 ‘신데렐라’가 된 배경은 뭘까.

한 심사위원은 그가 지닌 맑은 음색과 청초한 이미지를 꼽았다. 하지만 본인은 “잘 모르겠다”면서 “조수미 선배처럼 음역이 넓은 게 눈에 들어온 것 같다”고 말했다.

놀라운 것은 그가 ‘오페라의 유령’은 물론 이제까지 단 한편도 뮤지컬을 본 적이 없다는 점이다. 그러면서도 오디션에 참가한 당돌한 구석이 있다.

“뮤지컬을 잘 모르면서 오디션에 참가한 것은 무대에 대한 강한 욕구 때문이었지요. 오페라에서는 선배들이 많아 기회를 잡기가 쉽지 않거든요.”

지난해 그가 다른 뮤지컬 오디션에 합격했을 때는 서울대 음대 출신인 어머니 장경애 씨 등 가족들의 눈빛이 곱지 않았다. 하지만 ‘오페라의 유령’은 예외였다.

아버지인 김성권 서울대 의대교수는 ‘오페라의 유령’ 오디션에 참가한다는 소식을 들은 후 이 작품의 CD를 사서 딸에게 건네주고, 인터넷에서 작품에 관한 정보를 찾아내 알려주기도 했다.

“아빠의 격려 때문에 오히려 놀랐습니다. 정말 ‘오페라의 유령’이 대단한 작품이고 내가 일생에 한번 올까말까한 큰 행운의 주인공이라는 사실을 깨달았죠. 9월부터 시작되는 연습이 기다려집니다.”

<김갑식기자>g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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