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의 여주인공 크리스틴 역에 캐스팅된 김소현(26·서울대 음대 대학원 성악과).
그는 12월2일부터 서울 역삼동 LG아트센터에서 공연되는 이 작품에서 크리스틴으로 출연한다. 뮤지컬 경력이 전혀 없는 그가 뮤지컬계의 ‘신데렐라’가 된 배경은 뭘까.
한 심사위원은 그가 지닌 맑은 음색과 청초한 이미지를 꼽았다. 하지만 본인은 “잘 모르겠다”면서 “조수미 선배처럼 음역이 넓은 게 눈에 들어온 것 같다”고 말했다.
놀라운 것은 그가 ‘오페라의 유령’은 물론 이제까지 단 한편도 뮤지컬을 본 적이 없다는 점이다. 그러면서도 오디션에 참가한 당돌한 구석이 있다.
“뮤지컬을 잘 모르면서 오디션에 참가한 것은 무대에 대한 강한 욕구 때문이었지요. 오페라에서는 선배들이 많아 기회를 잡기가 쉽지 않거든요.”
지난해 그가 다른 뮤지컬 오디션에 합격했을 때는 서울대 음대 출신인 어머니 장경애 씨 등 가족들의 눈빛이 곱지 않았다. 하지만 ‘오페라의 유령’은 예외였다.
아버지인 김성권 서울대 의대교수는 ‘오페라의 유령’ 오디션에 참가한다는 소식을 들은 후 이 작품의 CD를 사서 딸에게 건네주고, 인터넷에서 작품에 관한 정보를 찾아내 알려주기도 했다.
“아빠의 격려 때문에 오히려 놀랐습니다. 정말 ‘오페라의 유령’이 대단한 작품이고 내가 일생에 한번 올까말까한 큰 행운의 주인공이라는 사실을 깨달았죠. 9월부터 시작되는 연습이 기다려집니다.”
<김갑식기자>g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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