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가 흐르는 한자]七 夕(칠석)

  • 입력 2001년 8월 23일 18시 36분


織-베짤 직 牽-끌 견 佳-아름다울 가 烏-까마귀 오 鵲-까치 작 殿-궁전 전

織女(직녀)는 天上에서 베를 짜던 仙女(선녀)였다. 답답했던지 하루는 다른 仙女와 함께 인간세계에 내려가 목욕을 하기로 했다. 한편 휘황찬란한 銀河(은하)의 저 아래 인간세계에는 소를 치는 牽牛(견우)라는 착한 청년이 살고 있었다. 일찍이 부모를 여의고 형수 밑에서 자랐는데 어찌나 구박이 심했는지 소 한 마리만 달랑 데리고 쫓겨나다시피 분가를 했다.

어느 날, 소가 갑자기 말문이 트이면서 말을 하는 것이 아닌가. 仙女들이 목욕을 하러 내려올 것인즉, 그 때 織女의 옷을 빼앗아 아내로 삼으라는 것이었다.

牽牛는 소가 시키는 대로 織女의 옷을 감추었다. 이 때문에 옷이 없어 하늘로 올라가지 못한 織女는 牽牛와 百年佳約(백년가약)을 맺고 아들 딸 하나씩 낳고 幸福(행복)하게 살았다.

하지만 이들의 幸福을 시샘했던 자는 天上의 王母였다. 그녀는 天神을 보내 織女를 납치해 데리고 갔다. 牽牛와 어린 두 아이들은 어찌할 방법이 없어 발만 동동 굴렀다. 그들은 서로 부둥켜안고 슬피 울었다.

그 때였다. 늙은 소가 또 다시 말했다.

“주인님, 저는 곧 죽게 될 것입니다. 제가 죽거든 가죽을 벗겨 옷을 해 입으십시오. 그러면 天國에 오를 수 있을 것입니다.”

牽牛는 소의 가죽을 벗겨 옷을 해 입고는 두 자녀를 바구니에 담아 어깨에 멘 채 하늘로 올랐다. 균형을 잡기 위해 조그만 바가지도 하나 넣었다.

한참을 오르자 드디어 銀河가 눈앞에 나타났다. 그러나 누가 알았으랴! 막 銀河를 건너려 하는데 王母가 비녀를 뽑아 銀河를 따라 금을 휙 그었다. 순간 찬란했던 銀河는 파도가 넘실대는 天河(천하)로 변하고 말았다. 牽牛의 눈에서는 天河의 물만큼이나 되는 눈물이 펑펑 쏟아졌다.

牽牛와 어린아이들은 바가지를 꺼내 열심히 天河의 물을 퍼냈다. 하루 이틀 사흘…. 그들의 執念(집념)에 감동한 王母는 두 사람이 매년 7월 7일 밤에 단 한번만 만날 수 있도록 허락했다. 이 때 까마귀떼가 銀河에 다리를 놓았는데 그것이 烏鵲橋(오작교)다. 중국의 신화에 나오는 이야기다.

이처럼 七夕은 남녀간의 사랑과 관계가 있는 만큼 한중 양국 모두 문학의 소재로 자주 등장하곤 했다. 중국의 경우, 죽은 楊貴妃(양귀비)의 혼이 唐玄宗(당현종)과 長生殿(장생전)에서 만나는 날이 이 때이며 우리의 春香傳(춘향전)을 보면 춘향과 이도령이 百年佳約을 맺은 곳도 烏鵲橋다. 내일이 七夕이다.

鄭 錫 元(한양대 안산캠퍼스 교수·중국문화)sw478@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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