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오후 퇴근길 지하철. K씨는 전날과 마찬가지로 다리를 꼬고 앉아 PDA를 꺼내들고는 친구들을 상대로 ‘전화서핑’을 했다. 이어폰을 귀에 꽂고 펜으로 PDA 화면에 나타난 다이얼을 ‘콕콕’ 찍어 전화를 걸기 시작한 것.
“아저씨. 그게 뭐예요?”
맞은 편에 앉아 있는 한 꼬마가 다가와 물었다.
“이거? 컴퓨터야. 휴대용 컴퓨터.”
순간 꼬마의 호기심어린 표정이 ‘불쌍하다’는 듯한 표정으로 바뀌었다.
“‘구형’ 흑백이네. 제 것은 컬러 액정화면(LCD)이에요. 좋은 걸 사야죠.”
꼬마는 주머니에서 자신의 ‘정보화기기’를 꺼내 자랑을 늘어놓기 시작했다.
자세히 보니 닌텐도사에서 나온 휴대용 게임기였다.
<차지완기자>marudu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