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7권으로 기획된 ‘만화 한국사 이야기’ 시리즈는 5000년 역사 중에서 먼저 1권 ‘선사 시대’, 2권 ‘삼국시대’편을 냈다. 이어서 3권 ‘남북국 시대’부터 6권 ‘조선시대 후기’편은 올해말까지 출간될 예정이다. 7권 ‘근대와 일제시대’편은 이씨의 집필이 마무리되는 2003년까지 기다려야 한다.
이 책은 공들인 흔적이 역력하다. 명망있는 만화가에 일임하는 대신에 스토리를 짜는 콘티작가, 만화가, 채색전문가 등으로 팀을 짜 오랫동안 공동작업을 한 결실이다.
아무리 만화라지만 각종 유물의 형태에 대한 고증을 꼼꼼하게 거쳤고 필요한 대목에서는 사료나 계보도를 실었다. 옛날 이야기를 전하듯 쉽게 내용을 전달하기 위해 원작자인 이씨의 캐릭터를 중간 중간에 등장시킨 아이디어도 돋보인다. 원작의 특징은 일반적인 역사기술 방식이었던 정치사 사건사 위주의 서술에서 벗어나 생활사 문화사의 시각으로 역사를 풀이한 것이다. 이 만화도 같은 관점을 유지하고 있다. 이같은 서술방식은 이 책의 주요 독자가 될 학생들에게는 역사를 쉽게 체득할 수 있게 만든다. 이를 테면 선조들의 결혼과 장례풍습이 어떠했는지, 어떤 집에서 살았고 무슨 옷을 입었는지 등을 생생하게 전달하고 있다.
각종 신화와 설화, 민담이 많이 포함되어서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것도 장점으로 꼽을 만하다. ‘바보 온달’ 이야기에서 이 만화는 “온달의 이미지를 ‘바보’로 조작한 것은 당시 왕권 세력이 신흥 귀족세력을 누르기 위한 것”으로 분석한다. 이처럼 설화와 민담을 구체적인 역사적 사건과 접목시켜 설명하는 방식은 어린 세대들에게 역사에 대한 흥미를 돋우기에 충분하다.
<윤정훈기자>diga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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